세계 많은 나라에서 실시하는 선거제도는 그 나라의 특색에 맞는 제도를 선택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의회를 구성하는 선거는 유권자를 대표하는 대표성은 물론 각종 법안 발의와 국가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거로 꼽힌다.

미국의 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나뉜다. 상원의원은 10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임기는 6년이다.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 상원의원은 2년마다 총 의석의 30%를 다시 선출한다. 하원의원은 총 435명으로 각 주별 인구비례에 따라 할당된다. 각 주의 선거구당 1명씩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되며 임기는 2년이다.

일본 의회 역시 참의원과 중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참의원은 242석(지역구 146석, 전국구 96석)으로 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통해 선출한다. 중의원은 480석으로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혼합해서 선출한다.

독일에서는 정당투표를 통해 정당별 의석 총원을 결정하고 소선거구제로 선출된 지역구 당선자를 뺀 뒤 나머지를 비례대표로 채우는 연동형 선거제도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민심을 투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선거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최근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거대 양당과 나머지 정당간 치열한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끊이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온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이번 기회에 개선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대다수의 생각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당선자를 선택한 일부 유권자 의견만 반영될 뿐 나머지 대다수 유권자들의 뜻은 사실상 2, 3위라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3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유권자들의 뜻을 반영한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역구 당선자와 전체의석을 연동해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분하게 되면 소수 정당의 의회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총 의석수 증가에 대해선 반대하다 최근 들어 입장을 바꿔 검토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민주당 일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 의견이 있는 것처럼 발언하면서 야3당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최선의 선거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정치권이 머리를 맞댈 시기가 다가왔다. 정당의 유불리를 먼저 생각할 것이 아니라 민심을 어떻게 하면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 바람직한 선거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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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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