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30여 년간 공직생활을 한 환경직 공무원으로 지난해 7월 기성동장으로 부임했다. 그래서인지 유독 환경분야가 눈에 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쾌청한 하늘을 보는 것이 운 좋은 하루가 되는 시대가 됐다. 미세플라스틱이 천일염에서 발견됐다는 뉴스로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고, 우리에게 꼭 필요한 소금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정말 놀라웠다. 절경이 즐비한 기성동도 환경오염 문제는 예외일 수 없었다.
기성동 첫 출근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주요 도로변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곳곳에 불법투기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행락객들의 불법투기, 지역이 넓다 보니 제때 수거되지 않는 배출쓰레기, 그 자리에 또 쌓이는 불법투기 쓰레기 등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건강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느끼고 나서야 환경을 돌아보지만, 이미 누군가는 피해를 본 뒤다. 눈앞에 닥치지 않은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미리 대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환경문제를 해결키 위해 지역 주민과 많은 토론과 회의 등을 거쳤다. 그 결과,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환경지킴이를 발족했다. 매주 주민들이 불법투기자를 잡기 위한 순찰을 하고,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종시에서 기성동까지 와 불법투기하는 자를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한 일은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다. 덕분에 지금은 불법투기 쓰레기를 찾기 어렵다. 이밖에 마을별 쓰레기 배출장소 정비, 민관합동 농약빈병 수거 체계를 구축해 환경오염을 원천봉쇄했다. 이 곳 통장들은 참 부지런하다. 손수 농약 빈병을 수거, 매각하고 매각 대금은 환경정비에 재투입하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또 몇 개의 마을에서는 쓰레기의 악취 및 적체로 인한 미관훼손을 해결 코자 자비를 들여 컨테이너형 쓰레기 배출함을 만들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역문제는 주민스스로 해결한다.`는 주민자치 활성화의 계기가 됐다. 기성동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심장을 닮은 동네, 생명의 숨결이 용솟음치는 이곳이 참 좋다. 참, 얼마 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장태산을 다녀간 적 있다. 이 외에도 한나절 코스의 물놀이 유원지, 세월을 낚은 강태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영화 `명당`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 조승우는 "사람을 묻을 땅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땅을 찾아야지"라고 얘기한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사람을 살리는 땅 기성동으로 나들이 가보는 건 어떨까. 박문규 대전 서구 기성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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