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여전히 세계유일의 분단국으로 남과 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의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최근 남북 간에 나름대로 교류협력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시도하고 있으나 북한의 핵개발로 촉발된 유엔 및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안타깝기만 하다.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한반도는 930여회의 외침을 받아왔다. 수많은 민족적 수난 속에서도 우리민족은 이를 꿋꿋하게 극복해 이제는 세계 속의 강국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여전히 남북이 분단된 상태에서 남북 간에는 끝없는 대립과 갈등관계가 계속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남북이 함께 잘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통일이 그리 쉽게 이루어질 것 같지 않다. 북한이 최근 외연적으로는 핵개발을 포기하고 궁극적으로는 비핵화의 길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는 있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그 누구도 모른다. 북한이 약속대로 완전한 비핵화의 길로 나오고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남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는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비롯해 미래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과감한 결단으로 비핵화의 약속을 지키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만을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이제 지구촌의 그 어느 국가도 홀로 살아갈 국가는 없다. 북한이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여전히 빗장을 걸어 잠그고 외톨이로 살아간다면 결국 스스로 무너질 수 없을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자존심을 버리고 지구촌의 일원이 되어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금년 들어 북한이 남북 정상 간의 만남을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정상들과 만나고 최근에는 러시아도 방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과거에 보지 못했던 행보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들이 단순히 일시적으로 북한 내부의 혼란을 방지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고 김정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행동이라면 국제사회도 결코 이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여러 차례 남한과 국제사회를 속여 왔다. 그리고 겉으로는 평화를 말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여러 형태의 도발행위를 자행해 왔다. 그러기에 국제사회는 북한 김정은이 스스로 금년 신년사에서 핵개발을 포기하고 경제발전에 매진한다고 했을 때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심쩍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북한정권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핵 실험장을 폭파하는 등 성의를 보였는데도 진정성을 믿어주지 않는다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데 최근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북한이 여전히 핵개발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으로 인해 비핵화로 가는 길이 아직은 멀고도 먼 길 같아 보인다. 이 번 만큼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원한다. 이러한 시기에 매우 의미 있는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것은 DMZ일대에 유엔세계평화대학 설립을 위한 노력이다. 11월 초 서울에서 국내 통일과 평화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 DMZ 유엔세계평화대학 설립 촉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위원회가 설립된 이후인 지난 21일에는 건양대학교에서 대학설립을 기원하기 위한 세미나도 개최되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위원회는 대학 설립목적, 재원확보, 학생유치, 교과편성, 교수진 운영, 관련기관 협력체계 구축, 졸업 후 진로 등 대학 운영전반에 관한 내용을 구상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에 제안키로 했다.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고 남북 평화통일을 위한 상호 노력이 속도를 내게 되면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은 세계평화의 상징국으로 전환될 것이다.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의 상징지역으로 바뀔 DMZ에 유엔세계평화대학이 설립되어 세계 모든 국가의 젊은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평화를 위한 전문가로 양성되는 일이 하루빨리 열리기를 간절하게 기대해 본다. 이세영 건양대 군사경찰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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