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 되리라.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바람이 몸에 스민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프랑스 시인 레미 드 구르몽의 시 `낙엽`의 한 구절이다.

낙엽을 소재로 한 수필 작품도 있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낙엽을 태우는 일상을 소재로 가을을 노래한 이효석의 대표 수필 `낙엽을 태우며`의 한 대목이다.

이효석의 수필은 깊어가는 가을,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긁어모아 태울 때 나는 냄새를 갓 볶아낸 커피향에 비유한 대목이 인상적이다.

이처럼 낙엽은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대표하는 문학적 소재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가을 정취와 낭만을 대표하는 낙엽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청주시는 낙엽을 수거해 소각하지 말고 퇴비 등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충북환경운동연합은 청주시의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최고 수준인 상황인데 낙엽까지 소각하는 것은 대기 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낙엽을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타 지자체의 예를 들었다.

제천시는 낙엽에 산림부산물인 톱밥과 칩을 혼합해 친환경 퇴비를 생산해 자원화 하고 있으며, 서울 일부지역은 수거된 낙엽을 퇴비와 거리의 조경으로 재활용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에 청주시는 도로변에 떨어진 담배꽁초 등 이물질이 섞인 낙엽을 수거해 퇴비로 재활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해명하고 있다.

물론 낙엽을 수거해 이물질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치다보면 배보다 배꼽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청주시는 타 지역의 사례를 수용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고민을 해야 한다.

미세먼지로 불안에 떨고 있는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신뢰 행정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신뢰 행정의 첫 단추는 미세먼지 저감과 자원순환 측면에서 소각비용을 자원재활용 비용으로 대체하는 것 일수가 있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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