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에 도입된 최첨단 디지털 혈관 조영 진단 장비 `아주리온(Azurion 7M12)`. 사진=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에 도입된 최첨단 디지털 혈관 조영 진단 장비 `아주리온(Azurion 7M12)`. 사진=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제공
경제 성장과 서구화된 식습관 등 요인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의 발생 또한 증가하고 있다. 물론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늘어나면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단계에서의 조기 발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에 심혈관 센터를 설립하는 대학병원들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86년 순환기내과 진료를 시작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은 1998년 8월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서 처음으로 심혈관센터를 개설했다. 또 매년 심장의 날을 개최, 심혈관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앞장서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심혈관촬영실을 2개로 증설하는 등 심혈관센터 확장 공사를 마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확장 개소= 심혈관센터 확장은 수 년간 심혈관 질환 시술 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다 인구 노령화에 따른 혈관질환, 심장 판막증, 부정맥 및 말기 심부전 등 증가하는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최적의 진단과 응급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공사를 통해 심혈관센터에는 최첨단 디지털 혈관 조영 진단 장비인 `아주리온(Azurion 7M12)`이 추가 도입 됐으며, 심혈관촬영실이 증설됐으며 전문 인력도 늘었다. 특히 도입된 아주리온은 기존 장비보다 적은 방사선량으로 고해상도의 영상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기존 장비보다 적은 조영제를 사용함으로써 환자 안전과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심혈관센터에서는 협심증, 심근경색, 말초동맥혈관 질환, 구조적 심장 질환 시술 등 중재시술 전문의와 심장 영상, 심부전, 심장판막 질환 전문의, 부정맥 전문의 등 분야별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심장 중환자실, 심혈관 촬영실, 심장 초음파실, 운동부하 검사실, 24시간 생활 심전도 검사실을 구축해 진단영상의학과와 협진을 통한 심장 핵의학 검사, 심장 CT 등 검사가 가능하다.

◇심혈관질환 시술 사례, 전국 최다 수준= 심혈관센터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좁아진 심장혈관을 치료하는 스텐트 삽입술 700건을 돌파하는 등 심혈관질환 시술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스텐트 삽입술 700건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높은 숙련도와 뛰어난 팀워크는 물론 병원을 믿고 찾는 환자 등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이룰 수 있는 성과다. 특히 심장혈관 스텐트 삽입술은 2015년 388건, 2016년 479건, 2017년 711건으로 2년 사이 83%가 증가했는데, 이는 수도권의 대형 병원과 견줘봐도 뒤지지 않는 실적이다. 또 심장혈관 스텐트 삽입술 외에도 심장혈관 조영술 1628건, 말초동맥 성형술 112건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병원 측은 심혈관 시술을 시행하는 2·3차 병원이 증가하는 등 심혈관 시술에 대한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얻은 성과인 만큼 심장내과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와 우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보고 있다.

◇지역 의료계 선도하는 대전성모병원 심혈관센터= 심혈관센터는 2010년 대전을 비롯해 충청지역 최초로 3차원 입체 영상을 이용한 심방세동 전극도자술 시행에 성공했다. 이는 부정맥 현상을 바로잡는 고난도 치료법이다. 전선과 같은 가느다란 기구를 심장 근육에 밀어 넣고 이상맥박(부정맥)을 보이는 부위에 고주파 열에너지를 투사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개흉술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입원기간도 기존보다 적은 2-3일이면 충분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2013년에는 수도권 이외에서 처음으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피적 대동맥판막 스텐트 삽입술`에 성공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대동맥판막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아 흉통, 심부전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2년 이내 사망할 확률이 50%에 달한다.

기존에는 가슴을 절개하고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것이 주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환자들 대부분이 고령이고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많다는 점에서 외과적 수술의 위험 부담을 줄이기는 어려웠다. 반면 경피적 대동맥판막 스텐트 시술은 대퇴부에 있는 혈관을 따라 풍선을 판막까지 도달하게 한 뒤 판막 사이에 풍선을 위치시켜 부풀리고 판막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물망을 대동맥판막에 적절하게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수술보다 회복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회 복귀에 소요되는 시간도 짧고 고령이거나 합병증이 심해 수술을 할 수 없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들에게 시행할 수 있는 최고난도의 시술법이다.

◇106세 노인 대상 고속회전 죽상반 절제술 성공= 심혈관센터는 올해 급성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106세 노인을 대상으로 고속회전 죽상반 절제술(ROTA)에 성공했다. 고속회전 죽상반 절제술은 심한 석회화 병변을 동반한 관상동맥 협착 환자에서 일반적인 풍선 성형술 등이 불가능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고난도 심혈관 중재시술이다. 전 세계에서도 100세 이상의 환자에게 ROTA를 시행했다는 보고는 유례를 찾기 어렵다. 시술 방법은 다이아몬드 가루가 코팅된 쇠구슬을 병변 부위에 삽입, 분당 18만 번 이상으로 고속 회전시키면서 관상동맥 죽상반 및 석회화 병변을 매우 작은 입자로 갈아낸다. 정상적인 혈관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절제가 필요한 부위만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번 시술 성공은 그동안 약물치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초고령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치료방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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