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세종시 연기면 장남평야 일대를 찾은 큰고니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지난 25일 세종시 연기면 장남평야 일대를 찾은 큰고니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천연기념물 흑두루미와 큰고니 가족이 세종시를 찾아 겨울을 나고있어 화제다.

이들 겨울철새가 발견된 곳은 금개구리 서식지로 알려진 장남평야로 세종시 개발과 맞물려 원형지 보존과 관리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재차 화두로 떠올랐다.

26일 지역 생태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13일 세종시 연기면 장남평야 일대에서 올해 처음 흑두루미 4마리와 큰고니 2마리가 발견됐다. 이어 지난 25일 같은 장소에서도 흑두루미 4마리와 큰고니 3마리가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흑두루미는 러시아·중국·몽골 일대에서 번식해 한국을 거쳐 일본 큐슈로 향하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다. 기존 천수만과 순천만을 거쳐가는 새이지만 최근 수년간 장남평야에 소수무리가 관찰되고 있다. 큰고니 역시 금강보가 세워지기 전부터 장남평야를 겨울 서식지로 찾는다.

지역의 한 탐조가는 "13일에는 큰고니 성조가 두마리 있었는데, 25일에 어린 새 한 마리가 추가된 것으로 보아 이전의 두마리는 이동하고 새로운 큰고니 가족이 이곳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태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공사소음이 있는 개발구역이지만 수확하고 남은 벼 이삭들이 철새들의 먹이가 되고 있어 충분한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곳의 재래식 논습지는 인간에 의해 조성됐지만, 생물다양성이 높아 국제습지보호조약에 따라 람사르습지 지정도 가능하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백운기 한국조류학회장은 "장남지역은 금강, 갑천, 미호천 합류하는 지역으로 먹이가 많아 겨울철새들이 월동을 위한 충분조건이 잘 갖춰져 있다"며 "때문에 도심에서 쉽게 보기 힘든 흑두루미와 큰고니 같은 천연기념물을 가까운 거리 안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행복도시건설청은 지난 8월 장남평야의 금개구리 보존지역 면적을 기존 52만㎡에서 21만㎡로 줄여 중앙공원 2단계 조정안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이를 실행하기 위해 중앙공원 2단계 개발을 위한 민간협의체를 구성한 상태다.

이에 지역의 생태전문가들은 장남평야의 보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성희 세종시 장남들판지킴이는 "장남평야를 보전하는 것은 모든 것을 사람이 새로 만든 세종 땅의 원형을 남겨두는 의미와 더불어 후손들에게 세종의 자연을 물려준다는 의미도 있다"며 "금개구리 서식지일 뿐만 아니라 흑두루미, 큰고니, 삵, 수달 등 다양한 생태계가 보존되는 곳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미디어팀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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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세종시 연기면 장남평야 일대에서 흑두루미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지난 25일 세종시 연기면 장남평야 일대에서 흑두루미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지난 25일 세종시 연기면 장남평야 일대에서 흑두루미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지난 25일 세종시 연기면 장남평야 일대에서 흑두루미 가족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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