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에 부합하는 과학체험 공간 만들어야 하지만 대전시, 신세계 구체적 논의 전무

사이언스콤플렉스 조감도.
사이언스콤플렉스 조감도.
대전 엑스포재창조 사업의 핵심인 사이언스콤플렉스가 과학시설이 배제된 채 단순 쇼핑몰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말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격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이언스콤플렉스에 입점할 과학시설과 관련 방향과 계획이 현재까지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성 초기 방향성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정작 시간에 쫓겨 `과학`은 뒷전으로 밀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사이언스콤플렉스가 들어설 엑스포과학공원 부지는 `과학도시 대전`을 대표한 상징성이 내재된 곳으로 대전시민들의 바람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5일 대전시와 신세계 등에 따르면 2021년 5월 준공을 목표로 유성구 도룡동 인근에 사이언스콤플렉스가 건설되고 있다. 지난 5월 착공해 현재는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건물 규모는 지하 5층에서 지상 43층까지로, 연면적은 27만 9263㎡다. 상층부에는 전망대가 저층부에는 대전 최고 수준의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사이언스콤플렉스는 사이언스 몰(지하 3-8층)과 사이언스 타워(지하 5층-43층) 두 개의 건물이 핵심이다. 이중 사이언스 몰에는 과학체험 및 문화관람, 키즈 스포츠, 멀티플렉스, 상업시설, 옥상정원 등이 들어선다. 사이언스 타워에는 업무시설과 숙박시설, 복합문화전망대 및 전시장, 시민편의 시설로 구성돼있다.

종합해보면 전체 시설(27만 9623㎡) 중 판매시설(고급백화점 등)이 8만 2654㎡로 29.6%를 차지하는 셈이다. 반면 사이언스콤플렉스에서 가장 비중이 높아야 할 과학문화체험시설은 3만 4206㎡로 전체 규모의 12.2%에 불과하다. 여기에 과학문화체험시설에 들어설 테마와 아이템이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다.

과학시설에는 아쿠아리움만이 확정된 상태로 추가 시설을 고민하겠다는 게 신세계 측의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우리가) 그렇게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뭘로 해야 하는 지 확정되지 않았다"라며 "과학분야에서 새로운 걸 찾기 위해 카이스트도 찾아가보고 해봤지만 내세울 만 한 시설이 부족하다. 현재로써는 내부 검토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과학시설의 방향을 확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방향성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작 시간에 쫓겨 이른 바 유야무야(有耶無耶)한 시설이 입점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엑스포과학공원의 정체성을 기업의 이익에 묻혀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신세계 측은 구체적 시설 내용과 운영 콘텐츠가 확정되는 대로 시민들에게 소상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시민 자산인 엑스포 과학공원 내에 입주하는 만큼 시민들을 위해 과학성, 엑스포의 상징성, 공공성 등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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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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