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5일 대전의 한 중학교 3학년 A(16)군은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A군는 대전 서구의 한 공원에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테이프로 팔과 다리가 묶인 채 주먹과 쇠파이프로 친구들 6명에게 집단 폭행당했다. 이 같은 사실은 6시간 동안 폭행을 당하고 집에 돌아온 A군을 본 친형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A군은 이전에도 같은 학교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핸드폰과 돈을 빼앗겨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역의 학교 폭력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1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학교폭력은 423건으로 2016년 376건에 비해 12.5% 증가했다. 2015년 학교폭력은 353건으로 지난 3년간 매년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검거된 학교폭력 건수를 유형별로 보면 폭행이 301건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이어서 성폭력 52건, 금품갈취 34건순이었다. 가해학생수도 매년 늘어 2015년 1067명에서 지난해 1430명으로 늘어 34% 증가된 수치를 보였다.

특히 2015년 68건이었던 대전지역 중학교 학교폭력은 지난해 130건에 달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학교 폭력은 매년 증가하는 반면 청소년경찰학교 운영은 오히려 줄었다. 청소년경찰학교는 기존 이론 중심의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한계를 탈피하고자 만들어진 체험형 학교폭력 예방교육이다.

대전의 6개 경찰서 중에서 청소년경찰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경찰서는 중부경찰서와 서부경찰서 2곳뿐이다. 운영횟수와 참여인원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중부경찰서와 서부경찰서에서 실행한 청소년경찰학교 횟수는 각각 54건과 28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8건과 44건으로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전지역의 학교폭력 검거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학교전담경찰관 등을 배치해 관리하고 있다"며 "청소년경찰학교는 인력과 예산만 늘릴 계획이고 청소년 보호관은 현재 추가 배치하는 과정에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3일에는 인천 연수구 아파트 옥상에서 한 중학생이 집단 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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