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건강관리

허윤무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허윤무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매년 김장철이 지나고 나면 주부들은 `김장 증후군`이라 불리는 병에 시달리게 된다. 김장 증후군은 김장 후 발생하는 허리와 무릎통증, 온몸이 쑤시는 몸살과 주부습진 등을 포괄한다. 허윤무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김장을 담글 때 주의할 사항과 올바른 자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손저림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칭 필수= 김장은 겨울철 주부들에게 있어서는 큰 부담거리다. 김장 후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인한 후유증은 많은 주부들을 며칠씩 앓아 눕게 만들기 때문이다. 씻고, 절이고, 다지고, 무치고, 버무리는 과정을 장시간 동안 해야 하는 김장은 평소보다 손과 손목 사용이 많아 손이나 손목이 저리는 경우가 많다. 흔히 `손이 저리다`, `쥐가 난 것 같다`, `바늘로 콕콕 쑤시는 것 같다` 등으로 표현되는 증상이다. 손 저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설거지나 청소 등 반복적인 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특히 40-60대 가정주부가 전체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질환은 정중신경이 손목관절의 전방에 위치하는 터널모양의 수근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주위 구조물에 눌려서 발생한다.

증상은 엄지와 2, 3, 4번째 손가락의 저린 느낌 및 이상감각이 발생하고, 손목이나 전완부에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팔꿈치와 어깨까지 저리기도 한다. 흔히 밤에 잠을 자다가 손가락 끝이 저리고 아파서 잠에서 깨어난다고 호소하며, 질병이 진행한 경우 손끝의 감각 저하 및 엄지와 손목사이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되게 된다. 손목을 두드려서 손가락에 통증 또는 저린 감이 발생하거나, 1분 동안 손목을 구부린 상태에서 통증과 이상감각이 나타나면 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확진 방법으로 손목부위에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가벼운 증상일 경우 손목의 사용을 줄이고 부목고정을 해 손목을 과잉으로 구부리거나 펴는 것을 막는 것이 좋다. 추가적으로 소염제 경구 투여와 스테로이드의 주사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이 오래 가거나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손끝의 감각 저하 또는 엄지손가락 부위의 근육의 위축이 관찰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러한 손 저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손 또는 손목을 사용하는 작업 시 자세를 똑바로 하고 1시간마다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양반다리와 쪼그려 앉기는 피해야= 김장을 담글 때 주부들의 자세를 보면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 자세로 장시간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자세는 무릎을 90도 이상 심하게 구부리게 돼 체중의 7-8배 힘이 무릎 대퇴관절에 가해져 무리가 따르게 되며 하중이 계속해서 증가되면 무릎 관절에 연골 연화증(관절 연골에 부분손상이 생기는 질환)이 오기 쉽다. 이로 인해 앉았다 일어날 때 무릎이 뻣뻣해지고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을 완전히 펴 주는 것이 좋다. 또 목욕탕 의자처럼 작은 보조기구에 앉아서 작업할 경우 그냥 바닥에 앉는 것보다 무릎에 무리는 덜 주지만 허리와 어깨에는 오히려 부담을 더 주게 된다. 이는 허리의 정상곡선이 변형돼 배부신근(등쪽근육)의 긴장이 증가하고 복근이 이완되면서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보조의자에 앉아 작업하면 엉덩이의 위치가 높아져 손이 바닥과 멀어지므로 양손을 쓰기 위해서는 허리와 어깨가 많이 앞으로 굽혀지게 된다. 이로 인해 하중의 2-3배 가량이 요추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에 앞력이 가해져 추간판 탈출증의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간과하기 쉬운 또 하나의 복병 주부습진= 평소 주부습진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김장철에는 모두 주의해야 한다. 주부습진은 자극성 접촉 피부염의 일종으로, 주로 비누나 세제 등에 자극을 받아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주부습진은 각질층이 두껍고 피부 수분함량이 적은 손바닥 부위에 많이 나타나는데, 증상은 홍반이 생기고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과 각질 등이 생긴다. 김장을 담글 때에는 장시간 동안 물과 매운 양념을 만져야 하는데 이때 고무장갑을 끼면 습기로 인한 습진이 생기기 쉽다. 이때는 고무장갑을 끼기 전에 면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손에 땀이 많은 사람은 베이비 파우더 등을 손에 뿌리고 면장갑을 낀 후 고무장갑을 끼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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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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