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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수능 다음날, 학생들 명암 갈려

2018-11-18 기사
편집 2018-11-18 18: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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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16일 대전도안고등학교 교무실에서 교사와 학생이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지원가능한 대학을 찾고 있다. 사진=주재현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불수능'으로 판명되며 학생들간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수능 다음날인 지난 16일 방문한 대전도안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다. 학생들은 2-3명씩 모여 앉아 굳은 표정으로 수능 가채점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출력해온 시험지로 가채점을 해보던 한 학생은 점수를 매겨보고는 시선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양팔에 얼굴을 묻었다.

류기철 대전도안고 3학년 부장교사는 "정시만 바라보던 학생들이 실망감과 충격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담하기만 하다"며 굳은 표정으로 교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반면 수시최종합격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여유로웠다. 책을 읽거나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며 한결 편안한 표정으로 시간을 보냈다. 수시 합격결과를 기다리던 3학년 유일한 군은 "모든 영역에서 전체적으로 어려웠고 특히 국어영역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며 "정시에 집중하던 친구들이 우울해보여 말조차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교무실도 분위기도 마찬가지. 교사들은 조심스럽게 수능 난이도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았고 학생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담임교사와 상담을 진행했다. 교사와 수능결과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울먹거리며 교무실을 떠나는 학생도 보였다. 이는 교무실 한편에 마련된 컴퓨터 앞에 모여 설레는 표정으로 수시 최종합격 결과를 확인하는 학생들과 대조됐다. 정시에 주력했던 정준모 군은 "국어영역이 어려워 가채점을 위해 수험표 뒷장에 답안을 옮겨 쓰기는커녕 답안지 검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1교시부터 자신감이 떨어져 전체 영역 점수에 악영향을 받은 학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험도 어려웠지만 비교적 쉬웠던 6월, 9월 모의평가 때문에 방심한 탓도 있다"며 "수능 성적표를 확인하고 정시지원 전략을 짤 생각이다"고 말했다.

수능을 함께 준비했던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쉽사리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했다. 류 부장교사는 "최상위권 학생들조차 국어영역에서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결과가 확정된 상황에서 딱히 제자들을 위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전년도보다 수시 이월인원이 늘어나면 정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 이를 목표로 학생들과 정시지원 준비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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