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이상로 대전지방경찰정장에게 듣는 대전경찰 발전과 미래상

이상로 대전지방경찰정장. 사진=빈운용 기자
이상로 대전지방경찰정장. 사진=빈운용 기자
"소방직은 국가직으로 바꾸면서 우리(경찰)는 지방직으로 바꾼다고 하니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자치경찰과 국가경찰이 협조만 잘 된다면 치안에는 더욱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로 대전지방경찰청장은 2022년 자치경찰제 전면시행과 관련해 "우리나라 치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취약하거나 뒤떨어져 있지 않다"면서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경찰력이 주민입장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청 근무당시 자치경찰 도입을 위한 TF팀에 근무한 적이 있는 이 청장은 "자치경찰제 도입은 국가의 전통과 맞물려 있다"면서 "정부가 마련한 자치경찰은 주민밀착형 치안이라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했다. 올 수능시험일인 15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청장은 "전날부터 시험장 주변과 채점장까지 안전하게 단계적으로 병력을 배치해 올 수능이 무사히 넘어갔다"고 말했다.

2007년 충남지방경찰청 근무 이후 11년 만에 대전을 다시 찾은 이 청장을 만나 대전경찰의 발전과 미래상을 들어봤다.

◇대담:곽상훈 편집부국장

-대전청에 근무한지 3개월 가량 지났다.

"지난 3달 동안 각 경찰서 현장을 방문하고 국정감사를 수감하는 등 빡빡한 일정들을 소화하느라 바쁘게 지내 왔다. 앞으로, 대전경찰의 치안서비스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가능한 많은 분들을 만나 얘기를 듣고, 치안 현장과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

-취임사에서 "경찰관은 사회의 더 낮은 곳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떤 연유에서인가?

"여성·아동·장애인·노인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범죄피해자를 보듬기 위해 보다 세심하고 정성어린 경찰활동을 하자는 의미다. 취임과 동시에 인력과 장비, 예산을 현장에 최우선으로 지원하고 근무여건, 처우개선, 조직문화 개선에도 힘쓰겠다고도 약속했다. 경찰 조직을 존중이 가득한 일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직원들의 근무여건 및 처우개선에 힘쓰겠다고 했는데 이를 뒷받침 할 정책들이 있다면?

"우선 현장 우수사례를 주기적으로 발굴해 격려하는 대전경찰 `원더폴(Wonder Pol)`을 통해 현장경찰관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또한 대전청과 경찰서 자체 예산절감(2억 2000만원 상당)올 통해 지구대·파출소 등 현장 시설을 우선 개선하는 등 현장직원들이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연가, 유연근무 등 가정친화적 복무제도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각종 복지인프라를 확충해 내부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다."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근무 시절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경무인사기획관으로 8개월간 근무하면서 인사·교육·복지 등 분야에서 어떻게 현장 경찰관들을 지원할지 고민하며 개선방안을 마련해 왔고, 특히 유연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찰관 의사소통기구인 `현장활력회의`를 전국으로 확대 운영했고, 가정친화적 복무제도를 장려했으며, 성평등정책담당관 신설 등을 통해 조직 내 성인지 감수성을 제고하는 데에도 힘썼다."

-경찰에 임용되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있다면?

"지난 30년의 세월을 지금 되돌아 봐도 경찰생활을 시작한 것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이 경찰관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 왔다. 근무하는 내내 나름 최선을 다해 왔고 어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가을철 단풍 구경을 한 번도 제대로 못 즐겼는데, 이곳 대전에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유림공원 국화축제와 도심 단풍을 구경하면서 가을정취를 만끽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을 만큼 철두철미한 자기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그렇게 인간미가 부족하지 않다. 다양한 사람과 만나서 소통하며 서로의 정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고 이를 소중히 생각한다. 특히 사석에서는 공적인 지위나 권위를 내려놓고 진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통해 상대방과 교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경찰들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권위는 있어야 하지만 겉치레 식의 권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직원들과 개인적으로 설렁탕 한 그릇이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간 바빠다는 핑계로 그런 자리를 많이 못 가져서 아쉽다."

-곧 승진인사가 예정돼 있다. 나름의 인사기준이 있다면?

"어느 조직이든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 공정한 평가를 받게 돼 있다. 일을 어떤 사람이 잘 한거냐고 평가할 때 다양한 평가기준이 있다. 인사가 끝나고 난 후 모두가 공감하는 `될 사람이 됐구나`하는 기준을 종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대전청이 적체가 심하다. 파이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이다. 지역에서 관심 가져 줄 필요가 있다."

<프로필>

충남 태안 출신으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공안행정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간부후보 37기로 경위에 임용돼 충남지방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충남지방경찰청 제1부장, 서울청 경무부장,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등을 지냈다. 술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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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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