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대전시의원(좌), 서다운 서구의원(우).
김소연 대전시의원(좌), 서다운 서구의원(우).
더불어민주당 김소연 대전시의원(서구6)의 폭로가 진실공방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박범계 의원에게 금품요구를 받은 사실을 알렸지만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박 의원과 주고 받은 통신내용을 공개했고, 박 의원의 보좌관과 대전 서구의회 서다운 의원은 박 의원이 관련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의 자료를 배포하며 옹호하고 있다.

김 의원이 박범계 의원에게 수 차례에 걸쳐 금품요구 사실을 알렸지만 무시했다고 밝힌 지난 15일 저녁. 박 의원실 문병남 보좌관은 지역 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지난 4월 하순쯤 선거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에 내려갔다가 김소연 의원을 만났다. 선거브로커 A씨가 돈을 요구한다는 말을 듣고 절대 응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며 "만난 후 이틀쯤 지나 A씨가 사무실을 그만뒀다는 말을 듣고 모든 것이 정리됐다고 생각했다. 이에 박 의원에게는 별도로 보고할 필요가 없다 판단해 보고하지는 않았다"며 박 의원이 관련 사실을 모른다는 취지로 문자를 보내왔다. 서다운 서구의원도 "지난 6월 28일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주최 여성당선자워크숍에서 김 의원이 박범계 의원과 전화통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돈`이 아닌 `공천` 얘기만 했다"며 "당시 워크숍에서 한 방에 배정됐던 다른 여성의원들도 똑같이 기억하고 있다"고 박 의원을 감쌌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서 의원은 지난 4월 11일 이후 저와 선거브로커 A씨의 돈 요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사무실 빼는 문제로 상담까지 해줬다"며 "그런데 최근 사람들에게 `이 일에 대해 처음 알았다`, `깜짝 놀랐다`고 했던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의 주장에 서 의원은 "제3자에게 제가 들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저에게 그럴 권한 자체가 없다고 생각돼 말을 아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금품요구 폭로가 진실공방 양상으로 치닫는 가장 큰 이유는 박범계 의원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입장표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입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측근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을 수 없고, 오히려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물타기가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드는 상황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김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금품요구 폭로사실을 민주당 소속 지역 유력정치인은 물론, 중앙당까지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이다. 이 정도 사안이면 박 의원과 민주당은 즉각적으로 입장을 내놔야 하는데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것 자체만으로 미심쩍다"며 "그런데 박 의원 측근들이 나서 김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박 의원을 옹호한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라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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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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