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국어가 만든 역대급 불수능… 세밀한 지원전략 필요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막을 내렸다. 올해 수능은 1교시 국어영역부터 높은 난이도를 보여 수준에 따른 수험생 변별력이 확보됐다.

18일 메가스터디교육 등 입시전문업체 등에 따르면 국어와 수학 나형, 영어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고 수학 가형의 경우 전년도 수능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영역=전년도 수능과 비교할 때 전체적으로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된다. 11번 문법 문항은 출제 의도 파악이 어려워 시험시간 초반에 당황한 수험생들이 많았다. 독서는 지난해 수능과 변함없이 3개 지문으로 구성됐다. 독서 문항 중 사회제재는 청구권과 관련해 지문을 구성했고, 과학제재의 경우 서양의 우주론이 출제됐다. 이들 제시문 수준은 높지 않았지만 31번 문항에 제시된 <보기>에 들어있는 정보가 많아 풀이 과정이 복잡했으며 수험생 변별력을 위한 문항이었다. 인문제재로 출제된 고전 논리 지문은 제시문과 문제가 모두 어려워 수험생들이 문항을 해결하는 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42번 문항이 올해 수능 국어영역에서 최고의 변별력을 갖춘 문항이었다. 문학의 경우 제시문은 대체로 평이했으나 <보기>와 선지들은 다소 어렵게 구성됐다.

◇수학영역=수학 가형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고,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쉽게 나왔다. 15번, 16번 문항 등 EBS연계 문항이 다수 출제됐고, 29번 평면벡터의 기하적 접근법을 활용하는 문항을 제외하고 흔히 등장하는 유형이 출제돼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분석이다. 보통 변별력이 가장 높은 21번과 30번 문항 난이도는 전년도 수능과 9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 20번 합답형 문항 난이도가 높았으며 29번 문항도 9월 모평보다 어렵게 출제됐다. 수학 가형은 21번, 29번, 30번에서 최상위권의 등급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 나형은 전년도 수능과 9월 모평보다 높은 난이도를 보였으며 6월 모평 난이도와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 합답형 20번 문항의 보기 가운데 `ㄷ`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21번 함수 추론 문항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으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29번 문항은 접근은 쉬웠으나 여러 경우를 나눠 판단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30번은 그래프 개형 추론과 접선의 방정식 문제로 고난도 문제에 해당됐다.

◇영어영역=지난 6월 모평보다는 난이도가 낮았으나 전년도 수능보다는 어려웠고 지난 9월 모평 수준으로 출제됐다. 인지 심리학, 지리학, 생물학, 인류학 등 다양한 소재의 지문이 출제됐으며 수험생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을 만한 고난이도 지문은 출제되지 않았다. EBS 연계교재에서 많은 지문이 출제돼 이를 반복적으로 풀었던 수험생은 문제풀이에 어려움이 많지 않았다. 독해 문항 가운데 빈칸 추론 유형인 33번, 34번 문항과 순서 배열 문제인 37번, 장문독해 중에서 어휘를 파악하는 42번 문항이 1등급과 2등급을 가를 수 있는 난이도 높은 문항이었다.

◇한국사영역=수능 필수 과목 지정과 절대평가에 맞춰 핵심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앞서 자주 출제됐던 주제를 활용한 문항이 많았고 익숙한 사료가 포함됐다, 반면 시기나 연대를 묻는 문항들은 거의 출제되지 않았으며 최근 자주 출제됐던 소재가 많이 나왔다. 이 가운데 난이도가 높아 변별력이 있던 문항은 한국사 17번 문항이다. 5·10 총선거가 실시될 당시의 자료를 제시하고 총선거가 실시된 시기를 연표에서 골라야 했던 문항이다. 1945년 광복 이후부터 1948년 총선거가 실시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풀이가 가능했으며 연표에 제시된 사건들이 모두 근·현대에 포함돼 수험생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사회탐구영역=생활과 윤리는 각 단원의 핵심적 윤리 사상 이해를 바탕으로 다수 사상을 함께 비교하고 분석하는 문항들이 출제됐다. 낯선 내용과 새로운 유형의 문항들은 출제되지 않았고 매력적인 오답에 비해 정답이 명확히 드러나는 문항이 많아 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분석된다. 한국 지리의 경우 출제 방식이나 문제 유형과 구조가 전년도 수능과 유사했다. 기본 교과 개념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을 측정하고 자료를 분석해 문항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항들이 출제돼 평이했다. 한편 최신 이슈를 반영한 폭염, 남북정상회담 관련된 문항이 출제돼 앞으로 있을 수능에서도 수험생들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문화는 교과 개념을 다양한 소재들과 연계해 새롭게 적용시킨 문항들이 많이 포함돼 상당수 학생들이 시간 안배에 초점을 맞췄다. 수학적 계산을 통한 자료 분석을 요구하는 문항이 최고 등급을 가르는 고난도로 출제됐음에도 배점은 `2점`으로 비교적 낮았다.

◇과학탐구영역=전반적으로 전년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 가운데 개념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으며 자료 해석 역량을 다루는 문항이 많이 출제됐다. 앞선 6월과 9월 모평에서 다뤄졌던 제재 위주로 출제됐고 변형된 자료를 활용한 문항도 나와 수험생들이 접근하기 어렵지 않았다. 전체 문항 중 70% 정도가 EBS 교재와 연계돼 출제됐으나 문항 간 연관성이 높지 않았고 변형된 자료가 출제돼 수험생의 체감 연계도는 이보다 낮았다. 물리Ⅰ 20번 문항은 힘과 돌림힘의 평형과 부력에 대해 알고, 적용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이었다. 두 구의 부피는 같지만 질량이 다르기 때문에 부력을 계산할 때 구 자체 질량을 고려하지 못한 수험생에게는 높은 난도로 느껴졌다. 화학Ⅰ 20번은 부피에 따른 혼합 용액 단위 부피당 총 이온 수 변화를 파악해야 했다. 혼합 용액 단위 부피당 총 이온 수가 같지만 혼합 용액의 성질이 산성과 염기성으로 다를 때 각각의 경우 부피를 구할 수 있는지 묻는 고난도 문항으로 변별력이 높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올해 수능은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수험생 간 변별력이 확보됐다"며 "전년도에 비해 좀 더 세밀한 지원전략이 필요하고 유리한 대학을 찾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정성직·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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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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