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자신을 홍보하는 수단 중 언론에 비춰지는 것을 선호했다. 이 때문에 정치인은 자신의 신문 부고 기사를 빼고 어떤 기사라도 실리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한다. 이름을 알려야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언론에 거론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둔다는 것이다. 오래전 정치인들이 즐겨 쓰던 말이지만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말을 통해 언론의 주목을 받는 일이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종종 일어난다.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재선 국회의원이 된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최근 각종 발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민주당 출신인 그가 보수성향 발언을 이어가면서 더욱 주목 받기 시작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천재적`이라고 평가한 것도 그 일부다. 이 의원의 발언을 놓고 옛 동료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어쨌든 그의 발언은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기 충분했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좀 다른 케이스다. 의도적이지 않은 말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조롱, 야유의 뜻을 갖고 있는 일본어 `야지`라는 단어를 사용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어 일본식 표현인 `겐세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여야 공방의 상황에서 나온 말이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일본식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발언의 수위를 봤을 때 현실 정치판에서 가장 발언의 강도가 센 정치인은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를 꼽을 수 있다. 홍 전 대표는 노회찬 전 의원의 죽음과 관련해 자살을 미화하지 말라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북측에 보낸 귤을 놓고 `상자안에 귤만 들어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장인을 영감쟁이라고 말해 패륜논란에 휩싸였고, 당 대표 시절에는 일부 당내 친박계 의원들을 향해 바퀴벌레, 암덩어리라고 표현해 막말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정치인들의 말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건 아니다. 자신과 반대되는 진영을 자극시키고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시킨다는 점에서 분명 정치인의 강력한 한마디 말은 필요하다.

다만 품격을 잃은 발언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다 자질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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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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