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속도를 보이던 비핵화 협상이 11·6 미국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멈춰선 느낌이다. 선거 직전 뉴욕에서 열기로 했던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부위원장 간 고위급 회담이 하루를 앞두고 돌연 연기됐다. 중간선거 직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북 비핵화 협상을 서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협상을 앞두고 주도권잡기 기 싸움을 벌이는 것이겠지만 `조만간 열릴 것`이라는 회담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북미 협상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엊그제 숨겨진 미사일 기지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비핵화 관련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파문을 불렀다. 이와 관련 미국 정치권과 의회 내에선 비핵화 회의론과 2차 정상회담을 하지 말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보도 내용은 결국 해프닝으로 정리됐지만 의혹과 회의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협상 중단이 불신을 키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나마 펜스 미국 부통령이 어제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내년 1월 1일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기대가 된다.

협상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하지만 무슨 협상이 됐든 주는 게 있으면 받는 게 있어야 타결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비핵화 협상이라면 결론이 쉽게 나기가 어렵다. 따라서 북미 간 협상이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 북미는 조속한 시일 내 미뤄진 고위급 회담을 개최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비핵화 회의론이 슬금슬금 고개를 들고 있다. 협상이 늦어지고 대화까지 단절된다면 회의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자칫 지금까지의 비핵화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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