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DGB] 홍보동영상 캡쳐
대구은행[DGB] 홍보동영상 캡쳐
대구에 본점을 둔 대구은행이 대전과 세종에 진출을 계획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진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전, 세종을 겨냥한 점포확장계획을 밝히며 현재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지역 상공업계는 지역 자금 역외유출을 우려하며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15일 "대전과 세종쪽에 점포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진전된 사항은 없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진출 시기는 마련되지 않았고, 현재 사업성 등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점포를 내기 위해선 당연히 거쳐야 하는 절차"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점포 진출 지역이 대전이 될지, 세종이 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대전·세종 진출은 과거부터 타당성을 신중히 조사해왔다"고 덧붙였다.

대구은행의 대전·세종진출 움직임은 올 하반기부터 지역 금융권에서 본격적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점포 개설 장소는 금융기관이 집중돼 있는 대전 서구 둔산동, 진출 시기는 내년 초 쯤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결국, 대전·세종 진출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대구은행의 금융권 진출은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은 지방은행이 없어 신규 시장 진입장벽이 타 지역에 비해 낮고, 대전지역 점포 확장을 통해 신도시인 세종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활용하겠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대전에 진출했던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은 현재 점포를 9곳까지 늘렸고, 부산은행은 1곳 뿐이지만 세종 진출을 고려 중이다.

반면, 대구은행의 대전·세종 진출 움직임에 지역금융권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전은 이미 도심을 중심으로 금융기관이 포화상태에 달해있어 수년간 은행 점포 증감이 정체돼 왔고,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도리어 점포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대전이나 세종에 진출하더라도 이미 지역 금융권은 오랜 시간 쌓아온 네트워크가 있고 기존 거래고객과의 관계도 심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시장상황 또한 크게 변화하진 않을 것"이라며 "대구은행은 아마 진출 후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점포 1곳으로는 기존 은행들의 고객이탈현상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다 지역과 유기적인 관계에 있는 금융기관 설립으로 지역 중소기업을 비롯한 서민, 영세자영업자 등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종환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장은 "영·호남지방은행이 대전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지방은행이 없기 때문. 지역 상공인들의 금융소외를 막기 위해선 보다 지역에 밀착한 금융기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건실성을 고려해 신규설립 보다 금융지주회사의 지역본부나 지역 내 대형상호저축은행을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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