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대 하태주 팀장, 13년 정성 쏟아 '연암대 교정 수목도감' 펴내

연암대학교 하태주 관리팀장의 주도로 `연암대학교 교정 수목도감`이 발간됐다. 사진=윤평호 기자
연암대학교 하태주 관리팀장의 주도로 `연암대학교 교정 수목도감`이 발간됐다. 사진=윤평호 기자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나무 이름을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무 이름은 알아도 실제 나무 형태와 이름을 연결해 식별할 수 있는 사람은 더 적다. 매일 곁에서 깨끗한 공기와 더울 때면 그늘까지 제공하는 나무에게는 미안한 일. 그 미안한 마음을 벌충하고자 13년간 발품을 팔아 수목도감을 만든 이가 있다.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자리한 연암대학교의 하태주(54) 관리팀장이다. 각종 수목이 어우러진 연암대 교정은 아름다운 수목원을 연상케 한다. 교정의 수목은 140여 종, 3000여 주에 달한다.

하 팀장은 원예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연암대가 첫 직장. 1987년 입사해 줄곧 교내 분재원과 교정 수목을 돌보는 업무를 맡았다. 수목도감 발간은 지난 2006년 수목지도 조사에서 출발했다. 수목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교내에 어떤 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낭패 겪는 걸 보고 수목지도 작성에 나섰다. 스마트원예계열 전공동아리 학생들과 여름방학 실습기간 조를 짜 조사했다. 캠퍼스 평판측량을 통해 수목위치도 및 기본조사를 2012년 1월 마무리했다.

수목지도를 토대로 나무 원산지, 생태특성, 교내 식재유래 등의 정보를 더했다. 식재유래가 불확실한 경우 교직원들에게 수소문해 검증했다. 새벽에 출근해 혹은 낮 동안 짬을 내거나 주말과 휴일 캠퍼스를 찾아 수목 사진을 촬영했다. 그렇게 409쪽 분량의 수목도감을 완성해 지난 9월 출판했다. 연암대 교정 수목도감은 나무 족보와 다름 없다. 가령 웰빙관 주변의 야광나무 설명을 보면 "본재온실이 있을 당시 분재온실과 웰빙관으로 향하는 경계지의 배수로 위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을 웰빙관 현재 자리로 이식했다. 2009년경 줄기 부패가 심해 외과수술을 실시했으며 수간 지지력이 약하므로 지상부 전정을 꾸준히 해 지상부를 보호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하태주 팀장은 "많은 분들이 손쉽게 교정 수목 정보를 접하고 후배들이 교정 수목을 관리하는데 수목도감이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어서 안 아픈 열 손가락 없겠지만 연암대 교정 수목 중 가장 아름다운 나무는 무엇일까? 하 팀장은 "연암대 설립자이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님께서 학교를 세울 당시 삼각원 일대에 해외 20여 종 단풍나무를 식재하셨다"며 "가을이면 빨강, 노랑, 갈색 등 오색 단풍이 자아내는 풍광이 절경"이라고 귀뜸 했다.

한편, 하 팀장은 연암대에 재직하며 상명대 일반대학원에서 환경조경으로 석·박사도 마쳤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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