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2018 프로야구`가 종결됐다. 홈런 타자가 즐비한 SK는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홈런으로 넥센을 누르더니 한국시리즈마저 홈런 두 방으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수년간 하위권으로 부진했던 한화 이글스는 올해 리그 3위로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한화 이글스의 호성적에 대전 야구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올해 한화 이글스는 연속 홈경기 매진 속 역대 최초 70만 관중 기록을 달성했다.

늘어난 야구 팬심 때문일까? 지난 6월 지방선거의 한 방송토론회에서 두 천안시장 후보가 프로야구장 건립을 놓고 격돌했다. 프로야구장 건립을 약속한 후보와 한화가 연고지를 천안으로 이전하면 프로야구장을 짓겠다는 후보가 신경전을 벌였다. 천안만의 풍경은 아니었다. 부산과 충북에서도 프로야구장 건설이 지방선거 공약으로 나왔다.

좋은 구장에서 선수들 경기를 보는 걸 마다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돈`이다. 프로야구장 하나를 건립하는 데에는 부지 매입부터 건축까지 수천억 원이 소요된다. 지었다고 능사는 아니다. 유지비용도 적지않다.

지역의 프로스포츠단도 비슷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와 화합 등을 위해 야구나 축구 등 대중 스포츠의 프로경기단 운영은 여러 이점을 지닌다. 하지만 장점만을 보고 덜컥 프로스포츠단 신설을 결정하기에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다. 2011년 충남도가 `자립형 도민축구단 운영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해 결과를 제출받고도 도민축구단 창단에 나서지 않은 이유도 결국 돈과 무관치 않다.

돈이 풍족하다면 상관없지만 몇 몇 지역을 빼곤 우리나라 지자체 대부분은 재정자립도가 대중 프로스포츠단을 감당하기에 힘겨운 수준이다. 시민구단이나 도민구단도 가시밭길은 마찬가지. 요즘은 손 벌릴 기업들도 넉넉치 않은 형편이다. 어차피 한정된 재원이라면 명분에 떠밀리거나 과시용 프로스포츠단 보다 풀뿌리 일상스포츠 활성화에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학창시절 학교 운동부 연습시간이면 운동장 출입이 금지됐다. 프로를 지향하는 학교선수들 연습공간으로 제공하느라 또래 아마추어들은 운동장을 포기하고 방과 후 골목길을 전전해야 했다. 시민이 돼서도 그 전철을 밟고 싶지는 않다. 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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