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한국에서 열리게 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초청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내년 특별정상회의에 한국과 북한이 함께 참석하면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며, 이런 노력이 가시화되길 바란다"며 김 위원장을 초청하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제안을 받고 이 같이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주목되는 제안"이라며 "한반도 정세가 평화를 향해 더 나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김 위원장의 초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아세안 국가들과 사전에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조코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돌발적으로 이뤄진 것인가`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도 조코위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별정상회의의 대략적 개최 시기에 대해선 `내년 연말`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장소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도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고, 신남방정책 이행을 보다 가속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서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모두 적극적인 지지와 절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며, 한·아세안 간 협력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격상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또 급성장하고 있는 메콩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아세안 내 개발 격차 완화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계기에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뜻도 제시했다. 이에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 5개 메콩 국가 정상들은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며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가 협력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등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졌다.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및 우리 정부의 주요 외교정책 중 하나인 신(新)북방정책에 대한 러시아의 협력을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다.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의 회담에선 아타프 주에서 발생한 댐 사고 피해자 지원 및 피해지역 복구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지난 7월 23일 아타프 주에서는 SK 등 한국 기업이 시공 중이던 수력발전댐 일부가 무너져 사망 및 실종자 100여 명, 이재민 6000여 명이 발생했고, 한국 정부는 긴급 구호대를 수차례 파견해 피해 복구를 지원해왔다.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선 한·아세안 관계 강화 및 양국 관계 협력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됐다. 특히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가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을 수임하게 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우리 정부가 아세안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추진하고자 하는 신(新)남방정책을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