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는 혈당 및 혈압을 높이거나,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발진, 여드름 같은 피부병변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여성에서는 생리불순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부작용들이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환자에게서 다 나타난다는 얘기가 아니라, 단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뿐이다. 사람들이 흔히 복용하는 감기약도 약전을 잘 살펴보면 무서운 부작용이 매우 많이 기술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아무 문제없이 복용할 수 있는 것처럼 스테로이드 또한 용법과 용량을 잘 지킨다면 안전하게 주사를 맞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테로이드를 정확한 부위에 적당량만 투여하는 것이다. 주치의는 환자의 질환이 염증이 맞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그런 염증의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사용하고, 주사할 때도 초음파 같은 영상기기의 유도 아래 정확한 부위에 아주 극소량만 투여해야 거의 부작용이 없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용량이 제한돼 있는데, 이러한 것을 엄격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원칙을 지켜서 경험 많은 의사가 투여한다면 스테로이드는 환자의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내가 맞는 통증주사가 스테로이드 주사인지 아닌지, 또 적절하게 원칙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통증 주사를 맞자고 주치의가 얘기할 때 그것이 스테로이드냐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것은 스테로이드라면 맞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런 질문을 던짐으로써 주치의에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더 신중하게 사용하라는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고 결국 오남용을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철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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