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철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진료원장.
이진철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진료원장.
스테로이드는 `스테로이드 핵`이라는 특정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화합물을 통칭하는 용어이며 종류가 상당히 많다. 자연계에서 많은 동식물과 곰팡이균들이 스테로이드를 체내에서 생산해서 여러 가지 생리작용에 사용하고 있는데, 인간에서는 콩팥 위에 붙어있는 호르몬샘인 부신피질이나 간 등에서 주로 생산된다. 이중 일반적으로 척추 및 관절질환의 통증치료에 사용돼 우리에게 익숙한 종류는 코티손이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이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다양한 작용을 하지만 의학적으로 가장 유용한 역할은 항염 작용이다. 체내에 발생한 염증을 줄여주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어 류마티스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반응성 관절염 등에 중요한 약제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주사는 혈당 및 혈압을 높이거나,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발진, 여드름 같은 피부병변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여성에서는 생리불순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부작용들이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환자에게서 다 나타난다는 얘기가 아니라, 단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뿐이다. 사람들이 흔히 복용하는 감기약도 약전을 잘 살펴보면 무서운 부작용이 매우 많이 기술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아무 문제없이 복용할 수 있는 것처럼 스테로이드 또한 용법과 용량을 잘 지킨다면 안전하게 주사를 맞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테로이드를 정확한 부위에 적당량만 투여하는 것이다. 주치의는 환자의 질환이 염증이 맞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그런 염증의 경우에만 선별적으로 사용하고, 주사할 때도 초음파 같은 영상기기의 유도 아래 정확한 부위에 아주 극소량만 투여해야 거의 부작용이 없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 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용량이 제한돼 있는데, 이러한 것을 엄격히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원칙을 지켜서 경험 많은 의사가 투여한다면 스테로이드는 환자의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내가 맞는 통증주사가 스테로이드 주사인지 아닌지, 또 적절하게 원칙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환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통증 주사를 맞자고 주치의가 얘기할 때 그것이 스테로이드냐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것은 스테로이드라면 맞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이런 질문을 던짐으로써 주치의에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더 신중하게 사용하라는 심리적 압박을 줄 수 있고 결국 오남용을 막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철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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