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늘어나는 빈혈 환자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어지러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환이 있다. 바로 `빈혈`이다. 빈혈은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며 증상을 앓는 시기에도 차이가 있다. 게다가 빈혈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 보면 빈혈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수는 2013년 58만 8156명, 2014년 58만 6286명, 2015년 59만 905명, 2016년 60만 9344명, 2017년 59만 4009명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남성에 비해 여성 빈혈 환자 비율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남성에서는 15만 8176명의 환자가 나온데 반해 여성에서는 43만 5833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전년에도 남성 환자는 15만 9745명, 여성 환자는 44만 9599명을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10세 미만, 50-70대에서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남성 10세 미만 빈혈 환자 수는 2만 9259명, 50대 2만 1210명, 60대 2만 4237명, 70대 2만 4848명이었다. 이외의 연령대에서는 만명 수준을 보였다. 여성에서는 40대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나왔으며 30대와 50대가 뒤를 이었다. 40대 환자는 12만 7861명을 기록했으며, 30대 6만 8266명, 50대 5만 8086명 등이다. 10대와 20대, 60대와 70대에서도 3만 명대의 빈혈환자가 나왔다.

빈혈은 적혈구의 숫자나 적혈구 내 혈색소가 정상치보다 낮아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신체가 건강한 적혈구를 거의 생산해 내지 못하거나, 너무 많은 적혈구가 손실 또는 파괴돼 적혈구가 만들어지는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빈혈은 크게 철결핍성 빈혈, 비타민 결핍성 빈혈 등으로 구분된다. 철결핍성 빈혈은 가장 흔한 빈혈의 형태이며 5명 중 1명의 여성, 임산부의 절반, 남성의 3%에서 발견된다. 인체 내 골수는 혈색소를 만들 철분을 필요로 하는데 충분한 철분이 없으면 인체는 적혈구에 필요한 충분한 혈색소를 생산할 수 없고 이로 인해 철결핍성 빈혈을 일으키게 된다. 매달 생리기간에 많은 생리혈이 나오는 여성은 특히 철결핍성 빈혈의 위험이 높다. 이 외에도 궤양, 대장의 용종, 또는 대장암과 같이 느리고 만성적인 인체의 혈액 소실 역시 철결핍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철분과 함께 인체는 충분한 수의 건강한 적혈구를 생성하기 위해 엽산과 비타민 B-12를 필요로 한다. 엽산과 비타민 B-12가 부족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영양소의 흡수에 영향을 주는 소화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비타민 결핍성 빈혈에 걸리기 쉽다. 비타민 B-12 결핍성 빈혈은 악성 빈혈로 불려지기도 한다.

빈혈의 주된 증상은 피로다. 이밖에 쇠약감, 창백한 피부, 빠르거나 불규칙적인 심장박동, 가슴 통증, 어지러움, 인지능력 장애,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빈혈이 계속 방치되는 경우에는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부정맥)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빈혈이 있을 때 심장은 혈액 내의 산소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양의 혈액을 방출해야 하므로 울혈성 심부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비타민 B-12는 건강한 적혈구 생성을 위해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신경과 뇌기능을 위해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받지 않은 악성빈혈은 신경 손상을 일으키고 정신 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조인성 을지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어지럼증이 있을 때는 병원을 방문해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빈혈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별한 원인 없이 철결핍성 빈혈이 발생한 경우에는 소화기 암이나 자궁질환의 초기증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가지 빈혈의 치료제가 다른 빈혈 환자에게는 해로울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없이 임의적으로 빈혈 약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철 결핍성 빈혈의 경우, 철분 공급으로 쉽게 교정되지만 대부분의 빈혈은 원인 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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