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 서구의 한 은행에서 한 시민이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KIOSK)로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영환 기자
12일 대전 서구의 한 은행에서 한 시민이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KIOSK)로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영환 기자
12일 대전 유성구의 한 스터디카페. 입구로 들어서니 무인 정보단말기(키오스크, KIOSK)가 직원을 대신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터치스크린에서 요금제와 인증번호 등을 입력한 후, 휴대전화로 전송된 바코드를 인식 장치에 갖다 대자,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좌석 배정까지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이곳에서는 이용고객 문의 응대를 위한 직원 1명만 사무실에 있을 뿐 결제, 예약 등 모든 업무는 무인 단말기로 해결이 가능했다.

시민 김대환(26·대전 유성구)씨는 "3개월째 스터디카페를 이용하고 있는데 직원과 대화할 필요 없이 스크린에 몇 번 터치만 하면 이용가능하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구에 위치한 한 은행 점포도 무인 단말기가 운영되고 있었다. 지난 6월 도입된 이 기기는 신분증이 없어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방문객이 사전에 등록한 정맥인식기록을 통해 손목을 갖다 대면 본인확인이 가능하고 수신, 여신 등 업무를 비대면으로 볼 수 있다.

대전지역 내 무인 단말기를 도입하는 점포가 늘고 있다. 기존 유통·외식업 중심으로 운영되던 것을 넘어 최근에는 스터디카페, 사설 독서실, 은행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무인 단말기 도입 배경에는 최저임금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인건비 부담을 느낀 업주들이 인력 감축과 동시에, 대안으로 무인 단말기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예비창업자의 경우 창업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점포 방문 고객 또한 대기 없이 원스톱으로 주문, 업무처리 등을 할 수 있어 가격 절감과 높은 편의성이 무인단말기의 주요 장점으로 꼽힌다.

무인 단말기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점주 최모(45)씨는 "직원 고용에 따른 임금과 여러 부대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무인 단말기 한 대를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라며 "이용고객들도 예약, 결제 등을 위해 직원과 대화할 필요 없이 무인 단말기 이용을 더 편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무인 단말기 가격은 판매업체와 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1대 당 평균 500만 원 수준이다. 렌탈할 경우 구매 가격의 절반 수준인 250여 만원으로 유지·관리비용은 10만-30만 원 수준이다.

무인단말기 판매수요도 늘고 있다. 대전 중구의 한 무인단말기 판매업체는 무인단말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가량 증가했고, 업주들의 구매 관련 문의나 상담도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으로 가게 운영의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의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단말기 구입에 드는 초기비용이 높은 편이기는 하지만 나중을 고려했을 때 무인 단말기가 효율적이라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역 유통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무인 단말기 도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인 단말기의 범람을 경계하며 일자리 축소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으로 예를 들면, 재정의 반을 차지하는 게 인건비.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니 당연히 인력을 감축할 수 밖에 없고 모자란 손은 무인단말기로 대신하고 있는 추세"라며 "당장의 방안으로는 적절하지만 앞으로의 일자리 전망을 생각하면 이에 따른 정부의 제도적인 부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영환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