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종합병원 병상 수가 향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의료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병상 감소로 인한 입원 지원 등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대전시와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대전에 위치한 종합병원 10곳의 총 병상은 5439개로, 전년 동 기간(5613개)에 비해 174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을지대병원이 875개에서 726개로 가장 많이 줄었으며, 대전선병원은 438개에서 402개, 유성선병원은 237개에서 231개로 감소했다. 이외에 충남대병원,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건양대병원 등은 1-3개 정도가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일부 개정·시행 된 `의료법 시행규칙`에 따라 입원실 병상 간 거리를 기존 보다 늘려야 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병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 신·증축을 제외한 기존 의원·병원급 의료기관과 요양병원의 경우에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병상 간 거리를 1m 이상 확보해야 한다. 기존에는 병상 간격에 대한 기준이 없었으며 대략 0.8m 수준이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종합병원 입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병실까지 줄어든 다면 입원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또 병상 감소로 인한 수익 저하를 인력 감축으로 대처하는 병원도 있을텐데 이는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병상 간격 확보로 인한 병상 감소가 요양병원 운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 병원은 환자의 입원부터 퇴원까지 정해진 진료비를 받는 포괄수가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환자 수가 중요하다"며 "병상 감소는 곧 환자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200 병상 미만의 요양병원들은 운영이 어려워 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종합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100%인 상황에서 병상이 줄어든 다면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지금 수준을 보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병원들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병실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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