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성 한국장애인노동연구소장. 사진=박영문 기자
송희성 한국장애인노동연구소장. 사진=박영문 기자
"공급자의 관점이 아닌 장애인들의 관점에서 장애인 고용문제를 다뤄보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국장애인노동연구소 송희성 소장은 장애인보호작업장을 만들게 된 계기를 이렇게 소개했다. 20여 년 간 장애인고용공단에서 근무해 온 송 소장은 지난 5월부터 대전 중구 유천동에서 수제 비누 등을 생산하는 `호두나무장애인보호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송 소장은 "주변에서는 만류했지만 명예퇴직을 하고 작업장 운영을 하게 됐다"며 "오래 전부터 마음속으로 준비해 온 일이기 때문에 정년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이기는 하지만 부담도 크다"며 "작업장 운영도 잘 해야 하지만 지역 사회에서 이런 일들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체 장애 2급을 가지고 있는 송 소장은 물론 호두나무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모두 청각장애, 지체장애 등을 가진 중증장애인이다. 때문에 생산작업에 있어 현실적인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송 소장은 "지적장애나 자폐 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단순한 작업하나도 수행하기 어렵다"며 "오래 훈련해야 작업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준비 작업도 길게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단순 직무 만을 고려하다 보니 핸드메이드로 방향을 잡게 된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작업에서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할 정도로 많이 숙련이 됐다"고 강조했다.

호두나무장애인보호작업장에 채용을 원하는 장애인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송 소장의 앞으로의 목표는 자립할 수 있는 작업장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는 "우리 작업장을 지역 사회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모델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며 "모든 수익을 근로자에게 돌리고 남는 수익은 추가적인 일자리 확보에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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