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주유 차량이 20% 정도는 늘은 것 같아요. 기름값이 내렸는지 문의하는 전화도 오전에만 몇 통씩 왔습니다."

6일 오후 2시 대전 유성구의 한 직영주유소에서 만난 주유소 직원은 주유를 하러 몰려든 고객들 안내로만 오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 주유소는 이른 아침부터 고객들로 긴 차량행렬이 이어졌고, 일부 고객은 기름값이 떨어진 것인지 확인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0시를 기점으로 유류세를 15% 인하했다. 한시적이지만 가파르게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인하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하지만 이날 대전지역 주유소는 유류세 인하에도 판매가격이 제 각각이었다. 0시부터 일제히 가격을 인하한 정유 4사의 직영주유소의 경우 서구, 유성구 일대에서 휘발유를 1500원대에 판매하고 있었다.

대전 유성구의 한 GS칼텍스 직영주유소는 전날까지 ℓ당 1678원에 판매하던 휘발유를 1555원으로 123원 낮췄고, 경유도 ℓ당 1478원에서 1400으로 78원으로 내렸다.

대전 서구의 SK엔크린 직영주유소도 휘발유와 경유를 각각 ℓ당 1571원, 1412원으로 인하된 가격에 팔고 있었다.

하지만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자영주유소는 대부분 재고 소진이 이뤄지지 못해 기존 가격을 유지한 채 판매중이었다. 때문에 되려 주유소 방문 고객이 줄기도 했다.

대전 중구 오류동의 한 GS칼텍스 자영주유소는 평소 3시간 당 500대가 넘는 주유차량이 방문하지만 이날은 300여 대에 그쳤다. 지역 자영주유소 관계자들은 유류세 인하분이 적용된 기름을 판매하기까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의 한 자영주유소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가 시행되기 2-3일 전부터 매출이 줄었으며 오늘은 파리만 날릴 정도로 손님이 적다"면서 "손님들은 가격 인하된 주유소로 갈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로서는 재고를 소진하기까지 일주일은 더 걸릴 듯하다"고 밝혔다.

일부 운전자들은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유류세 인하에도 주유소별 판매가격이 다르고 일부 주유소는 인하분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전자 조모(40)씨는 "자주 다니는 주유소는 유류세 인하에도 가격이 그대로여서 가격을 내린 주유소로 발길을 옮겼다"며 "정부 방침에도 주유소 가격이 제각각이면 운전자들은 의아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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