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김정은 "북미 신뢰없는 핵 리스트 제출은 공격 목표 제출" 소개도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청와대를 상대로 열린 국회 운영위의 국감에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야당 공세가 쏟아졌다.

이 자리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신뢰 없는 상태에서 핵 리스트 제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 임 실장이 남북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작업 중이던 강원도 철원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했던 일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한국당 성일종 의원은 "DMZ 갈 때 임 실장과 각료들, 국가정보원장이 갔다. 대통령이 외국에 가 있는데 한 장소에 다 가면 어떻게 하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대통령이 오고 나서 가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이 없으면 총리에게라도 보고해야 했다"며 "실무자 데려간 것도 아니고, 대통령 외국 나간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과 차관,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모두 함께 가도 되나"라고 질타했다.

임 실장이 "서울에서 35분 걸리는 가까운 곳이고, 연락이 완전히 이뤄지는 상황에서 자리를 비웠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하자, 성 의원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각료가 있는 것인데, 이게 정부인가"라고 몰아세웠다.

또 임 실장이 내러이션을 맡았던 동영상에 대해 "GP(감시초소) 63번, 64번 통문이 열려있었다"며 "청와대는 법을 안 지키나. 이 정도면 군사법정에 서야 한다"고 추궁했다.

이에 임 실장은 "지나친 지적"이라면서도 "국방부 문의결과, 군사기밀에 속하는 사항은 아니나 군사훈련상 비공개에 속한다는 답변을 들어 바로 수정하고 사과드렸다. 그 점은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무소속인 손금주 의원은 임 실장이 DMZ 방문 때 선글라스를 낀 점을 언급하며, "남북경협이 중요 이슈인데 선글라스 문제로 덮혀버렸다"고 꼬집었다. 임 실장은 "눈이 약해서 햇볕에 눈을 잘 뜨지 못한다.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칼둔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도,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이낙연 총리나 강경화, 조명균 장관을 찾지 않고 임 실장을 찾는다"며 "대통령 다음 최고 권력자라는 점을 인정하나, 안하나"라고 따지기도 했다.

정의용 실장은 `핵 리스트 제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북미간에 신뢰가 완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물질, 무기, 운반수단의 리스트를 신고하라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공격 목표 리스트를 제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을 방문했을 때 현지언론과 회견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한 이야기를 소개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북한도 핵 리스트 신고를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신고)절차를 취하려면 확실한 신뢰조치가 구축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북미간에 그런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비교적 이런 과정에서 좋은 결실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 실장은 또 남북 종정선언과 관련, "가급적 약속한 것처럼 올해 안에 종전 선언이 가능하도록 관련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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