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환절기에 접어들면 감기나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과 함께 관심이 커지는 질환이 있다. 바로 `폐렴`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망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폐렴은 우리나라 10대 사망원인 중 악성신생물(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의 폐렴 환자가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폐렴 환자 수는 2013년 140만 4460명, 2014년 136만 6067명, 2015년 146만 9749명, 2016년 160만 9574명, 2017년 138만 730명 수준이다. 단순히 환자 수만 놓고 보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조금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여성 폐렴 환자는 73만 564명으로, 남성 환자(65만 166명)에 비해 8만 398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남녀 모두 10세 미만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성의 경우 0-9세 환자는 30만 9870명, 여성의 경우 0-9세 환자는 28만 4706명을 기록했다. 이 밖의 연령대에서는 남성의 경우 70대(6만 1420명), 60대(5만 6888명) 등 순이었으며 여성은 50대(7만 2634명), 60대(6만 9606명) 등 순이었다.

폐렴은 폐를 구성하고 있는 기관지 등의 염증이 아닌 폐 실질 조직에 발생하는 염증을 뜻한다. 병원체의 감염으로 인한 경우와 이물의 흡인, 공해 물질 등으로 인한 비감염성 폐렴으로 구분되는데 대부분은 병원체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 감염성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한 경우이며 이외에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 등에서는 곰팡이나 원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폐렴의 주된 증상은 발열, 기침, 객담 등이며 오한, 흉부통증, 호흡곤란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호흡기질환의 5대 증상인 기침, 객담, 객혈, 호흡곤란, 흉통 등이 모두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는 폐렴과 다른 질환의 감별은 쉽지 않다. 폐렴 환자는 호흡기증상 외에도 두통, 오심, 구토, 복통, 설사, 근육통 및 관절통 등이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노인의 경우 같은 정도의 폐렴이라도 젊은 사람에 비해 증상의 호소가 심하지 않은 경향이 있어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객담은 흔히 누런색이나 녹색을 띄지만 암적색 또는 객혈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며 비정형폐렴은 객담의 배출이 별로 없는 편이다. 또 화농성균에 의한 전형적인 폐렴과 마이코플라즈마(Mycoplasma), 레지오넬라(Legionella), 클라미디아(Chlamydophila)가 원인균인 비정형폐렴은 증상이나 진찰소견만으로는 구별이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는 병력에 의해 폐렴의 원인균을 추측할 수 있어 경험적 항균제 처방에 도움이 된다. 간혹 오염된 냉각수, 대형 매장에서 야채의 신선도를 높이는 분무액, 병원이나 호텔의 오염된 물 등에 노출된 병력이 있으면 레지오넬라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대개 진단의 확인과 폐렴의 정도, 폐렴의 종류 등을 알기 위해 흉부 X선 촬영을 시행하며, 객담 배출이 가능할 경우 원인 균의 확인을 위해 객담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폐렴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며 바이러스성 폐렴의 경우에는 수액의 공급, 진해거담제 등 대증요법으로 대부분 치료된다. 그러나 수두 폐렴처럼 효과가 확인된 항바이러스 제재가 있는 경우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며, 이차적인 세균 감염 시 항생제를 투여한다. 세균성 폐렴일 경우는 대증요법과 함께 원인균에 따른 적절한 항생제를 투여하게 된다.

권선중 건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렴은 대부분 호흡기를 통한 감염이 원인이므로 독감 등 전염성 바이러스 질환이 유행할 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를 피하거나 마스크를 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절기에 폐렴에 걸리면 감기와 혼동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일단 감기 증상이 있으면 가정에서 임의로 감기약을 복용하지말고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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