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원도심은 1970-1980년대와 같은 낭만과 문화가 얼마나 남아있을까? 한 30%는 남아있을까! 그래서 우리 원도심은 지금 목이 마르다.

원도심에 아직까지 남아서 문화유산을 지키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삶이 목이 마르고, 원도심에 있는 상인들은 매출에 목이 마르고, 원도심에 무언가를 심고 열매를 맺어 북적북적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공무원들도 목이 마르고, 원도심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볼거리에 목이 마르다.

문화유산이 비교적 많다고 알려진 대구나 군산 등 도시는 원도심에서 생활해 온 활동가들이 오래전부터 스스로 자리를 펴고 하나하나 구슬을 꿰어 갔지만 대전은 이제야 자리를 펴고 있으니 뒤늦은 감은 없지않은 것 같다.

대전 원도심이 비록 다른 도시보다 뒤늦게 시작하고는 있지만 시민과 관이 하나가 되어 그동안 목말라 있던 모든 사람들이 더 이상 목이 마르고 목이 타지 않도록 시원한 물줄기를 뿌려야 할 때인 것 같다.

먼저 원도심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은 시민의 생각을 겸허히 받아들여 추진할 것이다. 우리시에서는 원도심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업, 콘텐츠, 행사를 함에 있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추진할 채비를 갖췄다. 특히 개성이 강한 원도심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의견은 원도심을 지속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리라 본다.

이전에 쓸모가 없어져있던 충남도지사공관 및 관사촌에 대해 활용방안을 마련할 때나 `테미오래`로 브랜드 명칭을 정한거나 전문가집단에 민간 위탁을 결정함에 있어서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추진한 것은 유의미한 사례이다.

둘째는 역사성 있고 꺼리가 있는 문화유산에 스토리를 입혀 자원 간 짜임새 있게 연결해 나가려고 한다. 여기에는 불특정다수가 아무 때나 방문할 수 있는 이색공간이나 대전향을 느끼는 독특한 체험꺼리 제공이 필수이다. 현재 원도심에는 다양한 마중물을 열심히 붓고 있다. 테미오래가 12월에 개관하고 스토리를 입힌 원도심 길 조성과 중앙로프로젝트사업, 대전역 주변의 관광허브화 사업이 가시화되고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뉴딜사업도 본격 추진을 앞두고 있다. 아마도 계획대로면 내년에 절반 이상 성과가 나와 시민들 곁을 찾아갈 것이다.

셋째는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해 나가는 원도심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원도심내 여러 현안에 대해 현장을 함께 방문하고 고민하면서 해결해 나가는 원도심을 만들어 가야 한다. 지난해 많은 숙의를 거쳐 발족하게 된 `원도심문화예술IN행동`은 원도심 문화예술인들이 목소리만 내지 말고 직접 현안에 참여하여 함께 헤쳐가자는 뜻이었다.

마지막으로 원도심을 시장경제보다 시민이 중심이 된 자산화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페이스북의 주커버그나 테슬라의 엘론머스크 등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대표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폭발적인 생산성으로 인해 사회적 부는 증대하지만, 사회적인 부는 극소수에 쏠리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사회시스템이 개인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고 기본소득과 같은, 모든 이들에게 `쿠션`이 되어줄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도심도 이러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권역 내 활동가를 중심으로 시급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건물, 토지에 대한 시민자산화가 하나의 대안으로 시민자산화가 되면 임대료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고, 고용이 증대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앞으로 원도심은 마중물 사업들이 하나하나 성과를 거두고, 시민과 힘을 모아 문화의 옷을 입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거듭나 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되면 원도심의 타는 목마름은 생각 이상으로 해갈되리라 본다.

최태수 대전시 도시재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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