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 자산을 매개로 한 국제교류네트워킹 워크숍이 최근 소재창작촌에서 콜로퀴움 형태로 열렸다. 대전의 철도관사촌에 위치한 소재창작촌과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고성(古城)을 기반으로 다국적 예술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에셩제22`와의 이번 토론회는 지역문화자산과 아카이브(황정인, 미팅룸 대표)라는 발제가 더해져 지역의 창작공간과 작가, 그리고 지역성에 기반한 아카이브에 대한 포괄적인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에셩제22`의 마리-세씰 코니 드 베이삭 대표는 세계화 과정에서 과속화되는 이동의 시대에 작품과 예술가들의 이동성을 통해 정보, 사람, 가치들이 이동하는 역동성을 통해 새로운 미래비전을 창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개별적 네트워크로 진행된 일본, 브라질 그리고 소재창작촌과의 네트워크를 예술협력 플랫폼으로 고안하고 창작적 만남을 시도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지역공간의 가치의 중시라는 토대위에 `로컬`지역에 정착, 제도적 노후화에 저항하는 `자립성`의 가치로 만들어 프로젝트의 자치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지역의 문화 자산을 `국제 교류 플랫폼`이라는 유연한 정체성으로 성장시켜 역동적인 문화적 교배와 자치성으로 확대해 나가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이질적 장소로의 이동을 통한 예술가의 체험과 교류는 그것이 더욱 낯설고 지역적이 될수록 창의적이라는 `새로운 미`는 역동적 잡종화, 표준화, 괴물화라는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파생시키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윤리적 성찰에 바탕한 실천적 정의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나왔다. 지역문화에 대한 역사적 상징성과 내용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실천활동과 자립성강화에 국제교류 플랫폼이 작동되어야 한다고 논의의 초점이 모아졌다.

또한 미팅룸 대표 황정인은 지역창작공간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기 위한 토대로써 지역 문화자산을 수집과 체계화를 통한 기록시스템의 구축과 아카이브의 창조적 재배치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영국의 사례를 제시했다. 아카이브 구축을 위한 국내 시도로는 `미팅룸`과`인덱스룸`을 통해 전시, 연구, 교육, 출판, 웹등의 네트워크와 국가별 시각예술에 대한 정보의 플랫폼 구축을 사례로 들고 있다. 아카이브의 역사와 전문성, 내용의 축적에서 선진사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제 막 시작인 점을 고려해서 국내 아카이브의 모범사례로 백남준미술관 아카이빙 사업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아카이브를 꼽았다. 전시와 연관된, 혹은 독립연구를 통해서 다양한 아카이빙이 실험되고 있다. 지역 그리고 지역문화 자산에 관련된 토론에 걸맞게 개별지역(비선진국, 농촌)의 구체적 조건에 맞게 창안된 특수한(새로운) 아카이빙 방법론이나 그와 관련된 실천사례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공 및 민간의 광범위한 아카이브의 구축과 지원, 체계화가 국가 및 지역으로부터 시작되어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소재창작촌 레지던시 7기 입주작가 아카이브 프로젝트와 함께 진행된 이번 콜로퀴움은 지역 문화 자산이 미래가치에 얼마나 중요하고 창조적인 장소가 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자리였다. 근대 도시로 성장한 대전이 갖고 있는 문화자산이 토착문화에 대한 미래비전과 정체성에 기여하고 새로운 활력의 창조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역문화자산에 관심없이, 창조적 교류와 내트워킹, 아카이브에 대한 준비없이 미래도시의 문화적 역량을 찾는 것을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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