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에서 바라본 월평지역의 아파트 단지. [대전일보DB]
대전일보에서 바라본 월평지역의 아파트 단지. [대전일보DB]
대전지역 공동주택 전세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30대를 비롯한 젊은 계층의 인구유출 문제가 부작용으로 등장했다.

76%에 육박하는 높은 대전지역 전세가율을 감당치 못한 대전시민들이 52%에 불과한 세종으로 떠나는 것.

전문가들은 대전과 세종의 전세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한 `탈 대전`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5일 대전시, 대전세종연구원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높은 전세가격이 대전의 인구유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

지난달 기준 대전지역 인구는 149만 2589명.

지난 1월 150만 1378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매달 1000여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에 이르러서 149만명선 마저 붕괴될 전망이다.

이중 30대 계층의 경우 대전을 빠져나가는 인구(순이동)가 2014년 1925명, 2015년 4760명, 2016년 1874명, 지난해 335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또한 마찬가지로 2014년 1668명, 2015년 2468명, 2016년 950명, 지난해 1684명이 대전을 떠났다.

20-30대 계층에서만 4년간 1만 8687명이 대전을 벗어난 것으로 같은 기간 대전의 총인구가 3만 1270명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인구유출의 절반이 넘는 59.7%가 젊은 층인 20-30대로 확인됐다.

지역경제를 지탱할 핵심 인구가 빠져나가는 셈.

특히 30대 계층이 이동하는 전출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이 1위를 기록했으며 규모는 2013년 872명에 불과하던 것에서 지난해 5479명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지역의 30대 인구의 전출사유로는 주택이 22.3%(2016년 국가통계 마이크로데이터 기준)로 꼽혀 주거문제가 인구유출 원인으로 작동했다.

대전에 살다 세종으로 이주한 시민 A(38)씨는 "대전 도심에는 30년 이상된 노후아파트도 전세가 3억 원을 육박하는데 세종은 새 아파트 전셋값이 1억 5000만 원 밖에 안 해 이사를 결정했다"며 "2년 이상 살면 청약 기회도 주어지고, 대전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 시간이 30여분 정도 소요된 점도 대전을 떠난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계층의 탈 대전 현상에 대해 혼인에 따른 신혼부부 주거 수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분석했다.

주혜진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대전시민이 훨씬 싼 전세값에 신축아파트에 주거할 수 있는 세종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며, 이중 30대 유출현상이 심했다"며 "초혼 연령을 고려했을 때 결혼 이후 가족과 이주하기 위한 요인도 굉장히 컸으며, 세종이 대전의 배드타운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으로 이주해도 직장과 의료, 문화, 유통 등 기반시설이 대전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을 봤을 때 대전과 세종의 관계는 서울과 위성도시의 모습처럼 분석된다. 세종의 전세가격이 오르기 전까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정재훈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정재훈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