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대전시의장에 듣는 역점과제와 운영방향

김종천 대전시의장. 빈운용 기자
김종천 대전시의장. 빈운용 기자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22석 중 21석을 차지한 대전시의회. 출범 전부터 시의회 본연의 기능인 대전시정의 견제와 감시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출범 후에는 김소연 의원의 금품요구 폭로, 대전시설공단 이사장 인사청문간담회 논란 등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꾸준한 의정활동으로 5일 시작된 제 240회 제2차 정례회가 열리기 전까지 두 차례의 회기활동을 통해 113건의 안건을 처리했고, 13차례의 정책토론회와 간담회, 8회의 결의·건의안 의결, 9회의 5분 자유발언을 하는 등 성과를 냈다. 또 대전시의회는 민주적 합의를 통해 전반기 원구성을 완료했고, 공무원노조 등도 대전시의회 활동에 만족한다는 평가를 했다.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을 만나 그동안 성과와 향후 역점 과제, 운영 방향 및 구상 등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곽상훈 편집부국장

정리=김달호 기자

- 전반기 의장을 맡고 4개월이 흘렀다. 소회는 어떤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1명의 의원들로부터 만장일치 합의 추대로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돼 150만 대전 시민을 대표한 민의의 대변자로서 바쁜 일정을 보내다보니 엊그제 취임한 것 같은데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시의회 의장으로서 시·의정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에 어깨가 무거움을 느낀다. 전반기 원구성 과정을 거치면서 협치를 통한 역대 가장 원만하고 매끄러운 전례 없는 원구성을 이뤘다. 또 제8대 의회 출범 이후 두 차례의 회기를 거치면서 의원들의 날카로운 견제와 예리한 감시로 의회 본연의 책무인 견제와 감시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충분히 해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전반적으로 `잘했다`는 합격점을 받았다."

-초선의원이 대부분이다. 의회 운영에 장·단점이 있다면?

"어느 때보다 초선의원의 비중이 높아 의장으로서 다소 걱정을 했었다. 그러나 역대 어느 때보다 제8대 의회 의원들의 인프라가 상당히 좋아졌다. 초선의원들의 경력을 보면 변호사를 비롯한 여성운동가, 노동운동가, 인권운동가, 민예총, 국회의원 비서관 출신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분들이 많다. 각자의 특성과 전문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시켜 역대 가장 왕성한 의정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개원 초부터 초선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연구모임을 결성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때로는 주말도 잊은 채 의정활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높게 평가되는 부분이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열정과 패기를 앞세워 재선 의원들의 경륜과 노련함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대전시의회가 전국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짧은 기간이지만 김소연 의원 폭로, 인사청문간담회 등 잡음이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지난 선거과정에서 금품요구와 관련된 김소연 의원의 SNS발언을 접하면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젊은 신인 정치인의 소신 있는 발언에 대해 선배 정치인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선거과정에 금품을 요구하거나 협박하는 유사한 사례가 다시는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 선거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유권자와 후보자의 인식 전환이다. 유권자는 후보자들이 내세운 정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을 해야 한다. 후보자는 과거의 금품선거에서 벗어나 정책선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설동승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가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관련 법규상의 근거 규정이 없다 보니 지방의회에서 할 수 있는 인사청문간담회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실효성 있는 인사청문간담회가 될 수 있도록 운영규정을 보완하는 등 법적 제도적 근거를 정비하고 시와 협의를 통해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 제대로 된 여과기능과 경고음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일당 독주체제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지난 선거 결과 21대 1이라는 숫자를 놓고 본다면 제8대 대전시의회는 많이 기울어져 있다. 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 모두 같은 정당이 차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가파르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과 함께 집행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의회 내 소수 야당의 목소리가 의회운영과 활동에 있어서 제대로 반영되겠느냐는 점, 여당 의원들의 독주(獨走)가 우려된다는 점 등 언론과 시민단체로부터 염려하는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늘 고민하고 있다. 그동안 초당적 차원에서 존중할 부분은 존중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해 한 목소리를 내왔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책사업 유치나 대형 현안사업들이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원활히 진행되도록 힘을 결집해 왔다. 배려와 소통으로 정당 간 이념대립이나 트집 잡기, 반대를 위한 반대 등 소모적인 논쟁은 아직 없었다. 앞으로도 그러한 일은 없을 것이다."

-행정사무감사가 예정돼 있는데 어떻게 임할 생각인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불합리한 행정사항과 예산낭비사례, 시민들의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 등에 대한 시책개선 건의사항에 대한 제보를 접수했다. 시민들의 의견이 감사에 반영되도록 해당 상임위에 전달해 검토중이다. 의원들 또한 효율적인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그동안 연구모임과 연찬회 등을 통해 역량을 쌓아왔다. 대전 발전과 관련된 시정 업무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집행부의 주요 견제 부분을 탐색해 문제점을 철저히 밝히고, 대안까지 제시하는 정책감사가 될 수 있도록 동료의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번 행정사무감사가 제8대 의회 들어 처음으로 실시되는 만큼 대전시의 현안사업은 물론 시민생활과 밀접한 시정업무가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는지, 비효율적이거나 낭비적인 요소들은 없는지 철저하게 파헤쳐 시의회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 줌으로써 거수기 의회라는 오명을 씻어내는 계기로 삼겠다."

-한밭수목원 완전개방·외곽순환도로 건설·대형광장의 필요성 등 시민밀착형 생활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의회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관련 사업의 필요성 등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의회 차원에서라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집행부와 협의를 통해 진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특히 외국을 다니면서 유럽 등지에 유명한 광장이 굉장히 많은데 대전에는 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대형광장에서 사람들은 음악을 즐기기도 하고, 거리공연, 판토마임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누리고, 즐긴다. 대전에도 과거에는 대전역 광장이라는 상징적인 장소가 있었지만 주차장을 만들고 쪼개져 기능을 상실했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대전에서 대형광장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시민들의 문화적 공감대가 부족한 면이 있다. 우리나라는 길거리에 의자나 테이블을 놓고 장사를 하면 민원이 빗발친다. 예를 들어 대전시청 인근 커피거리가 있는데 그곳에서 인도에 테이블을 깔면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다. 광장이든 길거리든 테이블 깔아놓고 사람들이 모이는 문화를 이해해야 하는데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대전시의회 운영 방안과 정치적 목표가 있다면?

"최고의 정치는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다. 시민들의 꿈과 희망이 잘 여물어 갈 수 있도록 22명의 시의원 모두는 원칙과 기본을 바탕으로 소통과 협치, 협력과 견제의 조화를 이뤄 대전시가 더 발전하고 시민이 더 행복한 제8대 의회 전반기를 시민과 함께 이끌어 가겠다. 항상 낮은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경청하고 소통하겠다. 의회의 문턱도 더 낮추고 의장실의 문도 활짝 열어 소통의 창구역할을 함으로써 `행복한 대전,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의회`를 구현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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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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