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부(巨富) 빌게이츠는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운이 좋았다는 건 운이 좋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가치 투자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투자 원칙은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다. 세계적인 부자나 투자가의 핵심 전략을 깊이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통찰력`이 핵심 키워드다.

지난 달 29일 코스피는 2000선이 무너지며 심리적 마지노선을 뚫었다.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한 후 22개월만이다. 불확실성의 글로벌 금융환경과 금리인상, 기업실적 등의 여파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은 그 충격이 더 심각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고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도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호재가 있다 해도 광범위한 악재의 분위기를 덮기엔 힘겨워 보인다. 개인 투자자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특히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한 적립식 펀드 가입자와 퇴직연금펀드, 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펀드 등 안정형펀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일시적 반등의 변수가 있기는 하나, 불안전 박스권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운이 좋았다는 빌게이츠나 절대로 돈을 잃지 마라는 워렌 버핏처럼 모두가 운이 좋고 돈을 잃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시장의 상황과 변화를 읽어가며 적절한 타이밍을 찾아 매수와 매도의 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달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의 상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는 하나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국내 금융위원회 금리결정 결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고수비(眼高手卑)다. 성급한 투자 의욕과 무리한 성과를 내려는 욕심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그래서 통찰력은 이런 위기에 빛을 발한다. 사물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넘어 상황을 읽어내려는 노력이 투자자의 기본 자산이 돼야 한다. 사회적 흐름에 따라 대세를 따라가는 것보다 깊이 있는 조사와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증권 전문가는 매일 주식동향을 살피고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정작 큰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결국은 운이 좋던지 아니면 끈질기게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꽃이 아름다운 건 기어이 그 꽃을 피워냈기 때문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김태완 대전북부새마을금고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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