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수년째 추진 중인 내포신도시 종합병원 유치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도가 계획했던 내포신도시 내 종합병원 유치가 쉽지 않자 홍성의료원 내포 분원 설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 근시안적 정책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충남도에 따르면 내포신도시 내 의료시설 현황은 10월 현재 기준 병·의원 16곳(치과 6곳, 소아과 2곳, 이비인후과 1곳, 한의원 3곳, 내과 2곳, 피부과 1곳, 산부인과 1곳), 약국 4곳 등이 입점해 있다. 대형 종합병원은 없다.

도는 당초 신도시 설립 초기 단계부터 종합병원 유치를 진행해왔으나 인구 수 대비 수익률이 낮아 사실상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종합병원 건립을 위한 소요 예산은 2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승조 지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내포신도시 내 종합병원 유치 대신 홍성의료원 내포 분원 설치 방안을 내놨다.

양 지사는 "인구 10만 명을 목표로 하는 내포에 종합병원 유치는 무리한 계획이었다고 생각한다. 홍성의료원 내포 분원 설치 등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주여건과 직결되는 현안인 만큼 지역민들은 당초 계획대로 종합병원을 유치해달라는 입장이다.

내포신도시 주민 유 모씨는 "홍성의료원은 신도시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종합병원 유치가 어려우니 홍성의료원 분원을 짓겠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해결 방법이 아니다"며 "지자체가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병원 유치를 위한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승천 홍성군의회 의원은 지난달 31일 제255회 홍성군의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충남도는 홍성의료원 내포 분원 설치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향후 내포신도시 종합병원(대학병원) 유치 위원회를 설립하고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도 담당부서에서는 홍성의료원 내포 분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도 관계자는 "지난달 지사님 취임 기자회견에서 홍성의료원 내포 분원 이야기가 나왔으나 관련 지시 사항은 내려오지 않았다. 종합병원 유치 활동은 계속 추진하고 있다"며 "병원 측에 지원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 올해 말 병원 등 기관 이전 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조례를 개정한 후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원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