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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미약이 면죄부 될 수 있을까

2018-10-31기사 편집 2018-10-31 15: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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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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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 PC방 살인사건 피의자의 '심신미약 감형' 논란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뇌 손상과 강력범죄의 연관성을 실화에 바탕을 두고 쓴 책이 나왔다.

USA투데이, 시카고 트리뷴 등에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만한 칼럼과 기획기사를 쓴 범죄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 케빈 데이비스는 허버트 와인스타인 사건을 추적한다.

폭력이라고는 한 번도 저지른 적이 없으며, 행복한 노후를 인생의 모토로 삼던 65세 남성인 허버트 와인스타인은 어느날 말다툼 중에 아내를 살해하고 창문 밖으로 떨어뜨린다. 변호인은 와인스타인의 뇌에 있는 낭종 때문에 순간적으로 정신이상이 됐다고 주장하고 뇌 촬영 영상과 기타 과학적 증거를 들어 이를 증명하고자 했다. 이 사건은 미국 최초로 재판부가 피고인의 유무죄를 결정하는데 있어 PET(양전자 방사 단층 촬영) 영상을 배심원들에게 보여주도록 허락한 사건이었다. 와인스타인의 변호인은 뇌 이상으로 인해 아내를 살해하는 비이성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 영상이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변호사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고, 강력범죄자의 복역기간인 63. 3개월보다 배 이상인 132개월(11년)의 복역 명령을 내렸다. 와인스타인은 수차례 가석방을 요구했지만, 끝끝내 받아들여지 않았고 지난 2009년 향년 83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당시 이 사건은 사건의 세부사항, 과학적 증거, 뇌 촬영영상, 여러 증언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경과학자들과 법학자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은 1996년 한 학술지에 허버트 사건과 그의 병력을 살펴본 글을 발표하면서 '스파이더 시스트코프'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사건의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임상 신경정신의학 세미나 6월호'에는 '뇌 손상과 법적 책임'이라는 제목으로 와인스타인의 사례와 이를 둘러싼 법학, 의학, 윤리 문제를 다뤘다. 글을 기고한 사람 중에는 PET 촬영이 법정에서 논의되기에는 시기상조이며, 대단히 편파적일 수 있고, 법적 책임을 가리는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와인스타인 사건의 항변에 사용된 과학적 논리를 살펴보고 범죄, 개인의 책임, 그리고 법과 신경과학이 가진 가능성에 관한 문제들을 심도있게 논의한다. 또 범죄자와 관련된 신경과학과 뇌과학의 최신 연구 결과들을 망라하며, 범죄자의 뇌 영상을 법정 증거로 채택하는 것이 정당하냐를 두고 법과 뇌과학이 벌이는 첨예한 논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또 꼼꼼한 취재와 뇌과학, 심리학, 사회학 등을 넘나드는 연구를 통해 뇌를 다친 사람들이 난폭한 성향으로 바뀌는 이유를 심도있게 파헤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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