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융합의 시대다. 4차산업혁명의 거센 바람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등 기술을 앞세워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한 개의 택시도 소유하지 않은 우버택시와 한 개의 호텔객실도 소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의 성공은 단적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다. 금융산업도 피해가지 못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지급결제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으며 인터넷 전문은행인 K-Bank 및 카카오뱅크가 출범해 금융권에 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슘페터는 우리가 `혁신`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조합`의 다섯가지 유형을 정의했으며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저서 `혁신가의 딜레마`에서 기존 기업들뿐만 아니라 산업전체에 커다란 충격을 주는 파괴적 혁신에 대해 많은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지난 수세기동안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식의 양과 질은 극적으로 증가되고 개선됐고 전문가, 지식센터, 최고수준의 연구기관 등이 생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지식이 융합되고 공동 발전하고 적용되는 과정이 기존의 조직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이는 자신만의 핵심활동에 집중하고자 하는 인간과 조직의 성향 때문이며 문화적 차이 일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계획경제하에서 정부의 주도로 경제를 이끌어갔으나 현재의 다양한 산업형태는 정부가 주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참여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에 필요한 행정지원이나 규제완화, 법제도 정비 등을 정부가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경제가 이뤄져야 한다. 대전지역은 공공연구기관들이 대덕특구에 즐비하고 KAIST를 비롯한 대학들, 테크노파크,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 창업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기관별로 다양하게 융합하고 공동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미미해 그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많은 지원기관들과 다양한 전문가가 함께 모여서 새로운 형태의 가치를 창출하면서 창업가들에게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창업가들도 다양한 형태의 융합과 협업으로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을 발달시켜야 한다.

얼마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함께 만나 많은 기업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중기부와 과기부가 협업해 중소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이전해 사업화 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기업별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규제완화 및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했다.

부처간 협업의 좋은 사례이며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부처간, 창업지원기관간 협업으로 기업성장에 저해되는 과도한 규제를 발굴해 해결할 때 새로운 융합과 협업으로 최적의 성과가 나타나며 이런 환경이 마련될 때 우리나라의 경제는 세계의 트랜드에 맞는 산업형태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윤범수 대전충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