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 작가소개⑮ 아트 오리엔테 오브제

아트 오리엔테 오브제 작품 말이 내 안에 살고 있을지도 몰라 / 자료제공=대전시립미술관
아트 오리엔테 오브제 작품 말이 내 안에 살고 있을지도 몰라 / 자료제공=대전시립미술관
아트 오리엔테 오브제는 마리옹 라발 쟝테와 브누와 몽장으로 구성됐으며, 1991년 파리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 두 작가는 인간 존재의 조건에 대한 과학적 질문으로 정의된 생태학을 작업의 주요 주제로 삼았다. 활동 초기부터 그들은 `생명`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그리고 사진을 포함한 결과물을 선보여 왔다. 생명공학과 관련된 그들의 작업은 예술과 과학의 경계에 있는 바이오 아트로 간주된다. 또한 예술가들이 오직 예술작품의 창작자로만 제한되는 시스템에 저항하기 위해, 창작활동뿐 아니라 연구 활동, 교육 등 작품 제작과 관련된 전반적인 활동을 전개한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십여 년 이상 지속된 월드와쳐스(Worldwatchers) 프로젝트와 같은, 예술과 환경을 주제로 하는 국제전시를 조직해왔다. 이들은 사회적 관찰자 혹은 인류학적 예술가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는 그들이 공식적으로 분석하는 체계에 대한 실험을 촉구한다.

프랑스의 듀오 아티스트인 아트 오리엔테 오브제의 `말이 내 안에 살고 있을지도 몰라`는 인간과 동물의 직접적인 결합을 시도했다. 지난 2011년 2월 22일 슬로베니아의 류블라나에서 한 시간 동안 지속된 이 퍼포먼스는 바이오아트와 신체를 매체로 삼는 바디아트의 극단적인 시도다. 작가는 말의 혈장을 직접 수혈 받아 말과 인간의 신체가 공존하는 혼성적인 존재가 된다. 퍼포먼스 전 10일가량 마리옹과 말은 서로에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말과 시선을 맞추기 위한 의족을 제작해 함께 걷는 등 시간을 보냈다. 또한 마리옹은 저항력을 키우기 위해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았기에 퍼포먼스 이후 과민성 쇼크는 없었다. 그러나 이후 수 주간 심장 떨림, 신경과민과 같은 신체변화가 나타났고, 작가는 스스로 마치 영장류가 아닌 듯한 감정을 느꼈다고 진술한다.

피로 맺어진 형제애를 보여주는 이 퍼포먼스는 지금까지도 자행되고 있는 동물 실험에 대한 저항으로 종과 종간의 장벽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인간 중심의 위계 질서에서 벗어나 다른 생명에 대해 새롭게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원세연 기자

자료제공=대전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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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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