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심상치 않다.

워낙 뜨거웠던 지난 여름은 물가상승을 부채질만 했다. 하지만 가을이 되고 낙엽이 떨어지는데도 그 움직임이 여전하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다행이지만, 수개월 째 지속되니 의심이 간다.

가장 눈길이 가는 물가는 단연 기름값이다. 대전지역의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으로 예로 들자면, 지난 해 10월 27일 ℓ당 1503.6원이었던 가격은 1년 후인 지난 27일 1690.5원으로 186.9원(12.4%)이 올랐다. 경유는 같은 기간 196.4원(15.1%)이 올랐다. 지난 1년 간 미세하게 하락한 적은 있지만 줄곧 오른 셈이다. 휘발유는 1700원대 진입이 목전이다.

정부도 나섰다. 다음달 6일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15% 인하한다. 기름값에 붙는 세를 인하해 소비자들의 재정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10년 전인 2008년에도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10%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해 인하분을 넘어서며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기름값은 물가상승품목 중 단편일 뿐이다. 생활서비스요금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짬뽕은 한 그릇에 최대 7000원, 갈비탕도 1만 1000원까지 뛰었다. 소비자교육중앙회 대전지부가 조사한 10월 물가조사에서 1년 전과 비교해 개인서비스요금 19개 품목 중 17개 품목 가격이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순으로 짬뽕은 375원(7.0%)이 오른 5725원에, 자장면은 300원(6.7%)오른 4750원에, 갈비탕은 526원(6.5%) 오른 8658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는 지난 7월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도 1년 전과 비교해 19개 품목 중 18개 품목이 올랐다. 지난 7월과 이달을 비교해도 11개 품목이 올랐으니 물가상승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주들은 물가상승요인이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

물가조사를 맡았던 모니터링요원은 "최저임금 인상 탓에 자영업자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민들의 아우성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벌이는 그대로인데 가격은 오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실 좋은 변명이었던 폭염마저도 지나갔다.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감은 더욱 추락할 것이다.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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