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이즈본 리뷰

영화 `스타이즈본`은 작품성을 떠나서 감독과 출연배우만으로 출시 전부터 세간의 관심을 뜨겁게 달궜다. 영화 `더 셰프`에서 열연했던 배우 브래들리 쿠퍼가 주연은 물론 감독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브래들리 쿠퍼가 영화 제작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 개봉했던 영화 `아메리칸허슬`에서 총괄프로듀서를 맡았으며, 2011년 작품 `리미트리스`에서는 기획을 맡아서 영화제작에 참여했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가가가 출연한 이 작품에는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스타이즈본의 내용은 다소 평범하다. 누구보다도 노래를 사랑하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앨리(레이디가가)는 본인의 외모가 못생겼다는 이유로 선뜻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일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때 본인이 공연을 하던 술집에서 우연히 유명한 톱스타 가수인 잭슨(브래들리쿠퍼)을 만나게 된다. 잭슨은 앨리의 공연을 본 순간 그녀의 재능과 매력을 알게 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후 잭슨은 앨리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며 자신과 함께 무대에 오르길 독려하고 결국 앨리는 잭슨의 무대에 올라 환상적인 공연을 펼치게 된다.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앨리는 일약 대스타가 된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마치 실제 콘서트장에 와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현장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수많은 관객들의 환호, 극중 가수들의 거친 숨소리, 조금 불안정해보이는 카메라 구도 등이 조화를 이뤄 관객들의 몰입감을 자아낸다. 특히 흔들거리는 카메라구도는 알코올 중독자 잭슨의 상태를 잘 전달해줘 혹여 무대에서 실수를 하지는 않을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이 영화에서 갈등의 매개체로 등장하는 것은 `술`이다. 어린시절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잭슨은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학대 당한 탓에 평생을 술에 의존해 살게 된다. 영화 도입부인 공연 무대에 오르기 전 술을 마시고 올라간 잭슨은 앨리를 만났을 때도 술에 취해 있었고, 이후에도 줄곧 술에 취해 크고 작은 사고들을 일으켜 주위 사람들을 실망시킨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술로 인해 인생의 파탄을 맞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로버트 저메키스의 영화 `플라이트`와 닮았다. 플라이트에서 파일럿 윕휘태커(덴젤 워싱턴)는 술에 취해 비행기를 운전하고 영화 마지막까지 술의 유혹 앞에서 무너지는 알코올 중독자로 나온다.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역시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가가가 서로 본인들의 영역을 넘어선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브래들리 쿠퍼는 실제 가수가 목소리 대역을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뛰어난 노래 실력을 보여준다. 음정과 음색 모두 실제 가수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수준급이며, 영화 내내 유지되는 저음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레이디가가 역시 가수임에도 웬만한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영화의 첫 주연이라는 것이 의심될 정도로 영화 내내 자연스러운 감정선을 표현해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세계적인 팝스타이니 만큼 음악적인 부분에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무반주 노래부터 실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무대 공연까지 무엇 하나 놓칠 수 없다.

반면 지루하고 전형적인 스토리는 아쉬운 점이었다. 영화 중반부부터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이 단조롭고 뻔해서 관객들이 오롯이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비슷한 장르의 영화 `비긴어게인`처럼 조금 더 신선하게 스토리 전개가 됐다면 좋았을 것 같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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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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