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하향조정했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활력이 떨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2.9%와 2.8%에서 각각 2.7%로 낮췄다. 한은이 그동안 추정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연 2.8%-2.9%다. 당초 올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내린데 이어 2.7%로 재조정했다는 것은 현재의 경제 여건이 `잠재성장률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 전망치를 3.0%에서 2.7%로 대폭 낮춘데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8일 3.0%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국제기구는 물론 한은마저 경제 상황을 어렵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는 그렇다 치더라도 내년엔 기대를 해볼 수가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더 암울하다.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은 3.7%와 3.6%다. 세계 경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도 한국만 2%대 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 것은 그 만큼 안 좋다는 분석이다.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단순히 1%포인트 내려갔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더 많이 떨어진 셈이다. 올해 0.2%포인트 낮아진 데서 또 하락했기 때문이다. 경제가 나빠졌는데 그보다 더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IMF는 올 전망치를 한은보다 높게 봤지만 내년엔 2.6%로 더 낮게 잡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래저래 내년에도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하기는 어렵게 됐다.

올 들어 각종 경제지표들이 안 좋게 돌아가고 있다. 내수부진에 고용감소 등 체감경기는 위기감이 가득하다. 앞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도 위축되고 있다. 당장 올해가 문제지만 내년이 더 심각하다는 우려다. 정부와 기업은 사정이 더 악화되기 전에 체질을 개선하는 등의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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