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화재로 전소된 관저다목적체육관. 사진=원세연 기자
지난 19일 화재로 전소된 관저다목적체육관. 사진=원세연 기자
지난 19일 공사 준공 두달을 앞두고 대전 관저동 다목적체육관이 전소된 가운데 보강공사와 재시공 여부 등을 둘러싼 향후 처리 절차에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현장 감식에도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지 못한데다, 시공사는 화재 보험도 가입하지 않아 보강 및 재시공을 통한 준공 날짜를 기약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21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 23분쯤 대전 서구 관저동 다목적체육관 신축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중상을 입고 10명이 경상을 입었다. 지하 2층, 지상 3층의 4900㎡에 달하는 건물은 전체 공정 중 70%가 완료됐지만 이날 화재로 전소됐고 차량 8대도 소실됐다. 내부 설비 마감 등 내외장재 공사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가연성 물질을 타고 불길이 빠른 시간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 국립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7개 기관은 불이난 지 하루만에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수영장 여성 라커룸을 중심으로 화재원인을 찾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지하 1층에서는 작업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화재 원인을 찾는데는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관저동 다목적체육관 공사를 진행해온 시공사는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향후 처리 절차도 복잡해 질 전망이다. 대전 서구청이 발주한 관저다목적체육관은 총 사업비 97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약 17억 9245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대전 서구청은 화재원인 감식 결과에 따라 시공사측에 책임을 묻되, 공사 재기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은 "재난이라는 것이 언제 발생할지 몰라 항상 대비를 하고는 있었지만 12월 준공을 앞두고 이런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안전진단을 받고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보수·보강 공사를 할 것인지 재건축을 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장 등 다목적 체육관이 준공되기를 오매불망 기다렸던 관저동 주민들은 갑작스런 화재로 준공 시기를 기약할 수 없게 되자 아쉬움을 토로했다.

화재현장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남소영(38·여) 씨는 "인근에 진잠다목적체육관이 있지만 시설이 낡아 관저다목적체육관 건립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화재원인도 못 찾고, 보험도 안 들었으면, 완공 날짜를 기약이나 할 수는 있는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금주 중으로 2차 현장감식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화재 원인이 파악되는 대로 향후 처리 절차를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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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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