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결과에 따르면 도시공사 기관경고, 동물원장, 담당 팀장에게는 중징계

대전오월드의 퓨마사육장. [사진=대전일보DB]
대전오월드의 퓨마사육장. [사진=대전일보DB]
지난달 사육장을 탈출했다 사살된 대전오월드 퓨마는 동물원 보조사육사가 문을 열어 놓는 바람에 사육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최종 드러났다.

대전시 감사관실은 퓨마 탈출 논란과 최근까지 특별감사를 벌여 오월드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에 기관경고를 내리고 오월드 원장과 동물관리팀장에게는 중징계, 실무직원에게는 경징계 처분을 요구했다고 18일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퓨마가 탈출한 지난달 18일 오전 8시 퓨마 사육장이 있는 중형육식사에 보조사육사 혼자 방사장에 들어가 청소를 하고 30분 뒤 2개의 출입문 중 안쪽 출입문을 잠그지 않은 채 빠져나왔다. 오월드 측은 퓨마가 탈출한 지 8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5시가 돼서야 사육장에 퓨마 4마리 중 1마리가 사라진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감사에서 오월드는 안전수칙 위반과 근무명령 위반, 공무직 업무분장 미실시, 안전관리계획 미준수, 기타 CCTV 등 고장방치 등을 지적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동한 시 감사관은 이 같은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육장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공무직 직원의 개인 문제로 판단하지 않았다"라며 "오월드 운영시스템의 문제로 보고 관리·감독자에 훨씬 더 중한 징계를 요구했다. 이는 전체 구성원들에게 경각심을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는 감사결과에서 드러난 안전수칙 위반, 근무조 편성에 대한 문제점 개선, 동물원 휴장제 등을 검토한 뒤 동물원 운영 전반에 걸친 개선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도시공사 측은 동물원 시설개선과 매뉴얼 정비, 직원들에 대한 교육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규관 도시공사 경영이사는 "퓨마사건으로 시민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반적인 시설 개선 등을 마련하고 추가 보완사안을 마련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감사결과가 대전시 국정감사를 앞두고 발표됐다는 점에서 시청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의원들이 후속조치에 대한 잇따른 지적을 우려해 이를 무모화 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오는 22일 시에 대한 감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감사관은 "퓨마 탈출 문제는 국민적 관심이 컸던 사안"이라며 "많은 분들이 결과를 궁금해서 결과를 서둘러 발표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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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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