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출범 이후 대전지역 문화예술기관장과 예술감독 인선 과정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정치적 보은인사, 실질적인 낙하산 인사로 대변되던 문화예술계 수장 및 감독 채용에 대전시의 입김은 준 반면, 전문성 검증 문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달 대전시립미술관장 선임 공모에서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 공모를 진행중이다. 지난달 19일 면접 시험에 응시한 6명 중에는 인지도, 스펙, 외국어 실력 등 뭐 하나 빠지지 않을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가 응했지만 심사위원들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화려한 스펙만으로는 대전시립미술관장이 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면접 심사위원들은 전시기획 능력 뿐 아니라 조직 장악능력, 지역 미술계와의 관계 등을 두루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김효분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의 후임은 이전보다 엄격한 전문성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12월 한달동안 무용단 예술감독 공개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그동안은 1차 서류전형(직무계획서 및 창작 공연 DVD 영상 심사)과 면접시험 통과 후 바로 임명을 했지만, 제 7대 예술감독 선임에서는 창작안무를 무대에 올려 전문성을 검증 받는 절차가 추가됐다. 시의 입김은 배제하고, 전문가와 단원들의 객관적인 평가아래 전문성 있는 인사를 뽑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는 앞서 대전문화재단 대표 선임 과정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문화재단 안팎에서는 대표 선임 면접 이후 특정인사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내정설이 파다하게 퍼졌지만 결과적으로 내정설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공우영 예술감독 겸 지휘자 후임 선임에 나선 대전시립연정국악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악원은 이번 채용에서 예술감독 겸 지휘자를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뽑는다. 다만 이전과 달리 국악 정통성을 얼마나 구현해 낼 수 있는지 까다로운 검증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앞서 지휘 능력에 힘이 실렸다면 이번에는 예술감독 선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 하반기쯤에는 예술감독과 지휘자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정국악원의 연주가 국악 정통 음악보다는 관현악에 다소 치우쳤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화계 종사자들은 최근 이같은 기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전의 한 문화예술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문성 없는 인사가 수장이 되면서 직원들과의 마찰이 반복되고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았다"며 "측근 인사가 아닌 전문성있는 인사가 오면 직원들도 긴장하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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