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AI 항원이 검출된 지역은 닭과 오리 사육농가가 집중되어 있는 곳이어서 우려가 크다. 청주 미호천 주변 반경 10km에는 130여 농가가 닭과 오리 47만여 마리, 만경강 하구 주변에는 20개 농가에서 80만 마리를 각각 사육하고 있다. 농가에선 예방활동과 방역을 강화하고 이상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를 하는 게 중요하다. 초동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태를 확산시킬 수도, 조기에 진정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례에서 보듯이 안일한 대처가 더 큰 화를 부른 경우가 많다.
고병원성 AI는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2014년부터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철새가 옮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1월 발생한 AI는 이듬해까지 4개월간 창궐하면서 전국에서 닭·오리 3800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계란값이 치솟았다. 경제적인 피해규모도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에도 전북 고창에서 시작된 AI가 올 봄까지 이어지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차질을 우려하기도 했다. AI는 한 뻔 뚫리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그 피해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당국과 축산농가는 AI에 대한 예찰과 방역활동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