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부터 한시적으로 유류세 10-20% 인하 예정, 휘발유 ℓ당 82원 인하 효과

정부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역 주유업계는 기름값이 줄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탄력세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 사회계층별 기름 소비량 차이로 자칫 소득양극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역 주유소 평균 휘발유값은 ℓ당 1691.8원으로 전날 1691.4원에 견줘 0.4원 올랐다.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전 휘발윳값은 지난 1월 1일 1541.9원에서 2월 19일까지 1563.0원으로 상승하다 4월 18일 1542.4원으로 줄었다. 이후 매일 상승세를 나타내며 현재는 1700원대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경유도 이날 ℓ당 1496.2원으로 연일 상승세가 계속돼 1500원대에 육박했다.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 기름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정부는 한시적으로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냈다. 이르면 내달부터 휘발유,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10% 안팎으로 내리겠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던 2008년에도 유류세를 10% 인하한 바 있다. 유류세가 10% 낮아지면 휘발유는 ℓ당 82원, 경유는 57원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연료탱크가 50ℓ인 국산승용차(준중형)의 경우 휘발윳값을 최대 4100원 수준 절감할 수 있다.

지역 주유업계는 인하방안을 반기면서도 탄력세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주유소의 경우 유류세 인하혜택으로 운전자들의 재정부담 또한 줄어들어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변동될 때마다 주유소는 매출을 걱정하고, 운전자는 낙폭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완충작용을 위해선 세율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지역 주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건용 한국주유소협회 대전시지회 사무국장은 "정부가 한시적이지만 유류세를 인하한다기에 주유소업계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기름값은 세금이 절반 수준을 차지하기 때문에 국제유가에 따라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때가 있다. 이번 계기로 정부에서 국제유가 변동폭에 따른 탄력세율을 조정·개선하는 방안도 마련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류세 인하방안에 따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나 소득 양극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정부는 10% 안팎 인하를 검토중으로 운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사실상 크지 않아 소비진작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소득계층에 따라 자동차 이용여부, 횟수 등이 다른 탓에 고소득층의 경우 소득 대비 유류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인하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도 맹점으로 꼽힌다.

운전자 성모(42)씨는 "유류세 인하로 일부 재정부담은 덜 수 있지만 혜택의 폭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세금부담이 줄어드는 것이기에 많이 사용해야 이득인데 차량운전을 줄인 이들은 혜택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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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상승으로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가운데, 최근 대전시의 기름가격. [사진=대전일보DB]
기름값 상승으로 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가운데, 최근 대전시의 기름가격.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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