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배면적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지난여름 폭염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4% 줄어든 387만 5000톤이다. 이는 냉해로 수확량이 급감했던 1980년 355만톤 이후 38년 만에 가장 적다. 2015년 이후 3년째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2년 연속 400만톤을 밑돌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예년과 달리 올핸 쌀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햅쌀이 출하되면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이 줄어들면 가격 불안은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농림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산지 쌀값은 80kg 기준 평균 19만 4772 원이다. 지난해보다는 무려 29.1%, 평년보다는 18.7%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햅쌀이 나오면서 쌀값이 더 오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값은 15년 전에도 17만 원선으로 지금이 아주 높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다른 물가에 비해 쌀값이 오르지 않은 것은 틀림이 없다. 농민들이 80kg에 24만 원은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공급과잉으로 지난해 12만 원까지 떨어졌던 쌀값을 기억하고 있다. 농민 탓이 아니라 정부의 수급조절 실패에서 기인한 것이다.

농민들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하면 쌀값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야 한다는 데엔 이의가 없다. 그리고 쌀값이 오르면 당연히 그 혜택은 농민들한테 돌아가야 마땅하다. 쌀이 남아도는데도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국의 유통정책에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식단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쌀은 주식이라고 할 수 있다. 쌀값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한꺼번에 급격히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농민들이 제값을 받도록 하되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안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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