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하나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도전

농협은행,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이 연 2조 원 규모의 세종시금고를 놓고 본격적인 쟁탈전에 나선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세종시가 미래 행정수도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어 시금고 확보를 위해 수십억 원대의 협력사업비를 제시하면서 출혈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1금고지기 농협과 2금고지기 KEB 하나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연간 2조 원 규모의 세종시금고 설명회에 참여했으며, 18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충청권에 다수의 점포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국 234곳 중 165개의 지자체 제1금고를 맡고 있는 등 국내 최다 지자체 금고를 운영하고 있다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충청은행 시절부터 충청권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영업과 지역민을 위한 봉사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는 점을 살려 2금고 자리를 사수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인천시 금고를 차지하며 막강한 영업력을 보여준 신한은행도 기세를 몰아 세종시금고 탈환에 적극 가세할 것으로 보이며, 본점 차원에서 제안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기관영업부문을 분리운영하고, 지자체 금고 지원에 신경 쓰고 있다"면서 "설명회 정보를 기반으로 세종시금고도 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금고 선정 평가항목 중 협력사업비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항목으로 은행들이 막판까지 얼마를 써낼 지 고심하고 있다.

시금고 협력사업비는 지난 2014년 하나은행이 41억 1100만 원을 제시해 국민은행을 제치고 제2 금고를 차지한 사실로 미뤄 이번에도 수십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이 타 지자체에 비해 규모가 적은 세종시금고를 두고 적자를 보면서도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정부기관이 밀집돼 있는 행정수도의 상징성 뿐만 아니라, 신용도 높은 공무원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지환 세종농협 금융총괄단장은 "협력사업비를 과도하게 써 내서 경쟁이 지나치면 지역주민의 편의성보다 공무원에게서 수익을 낼 수 밖에 없어 금융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며 "농협은 금고의 90%를 갖고 있어 정상적인 접근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18일까지 신청서 및 제안서를 접수 받고, 이달 말 또는 내달 초까지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거쳐 금고은행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금고 평가 항목은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9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21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1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 등 5개 분야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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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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