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집이 인연돼 함께 구국현 건축사,엄미희 도예가,엄준희 작곡가,김상수 사진가, 이동초 성악가(왼쪽부터)가 함께 전시와 콘서트를 연다. 사진=예꽃재 제공
마을과 집이 인연돼 함께 구국현 건축사,엄미희 도예가,엄준희 작곡가,김상수 사진가, 이동초 성악가(왼쪽부터)가 함께 전시와 콘서트를 연다. 사진=예꽃재 제공
본디 예술과 건축은 한 뿌리였다. 예술(Art)에 기술(Tech)이 더해져 건축(Architecture)이 파생했다. 한 식구인 예술과 건축이 한 마을에서 꽃 피우고 있다. 아산시 송악면 강장리에 자리한 농촌 전원마을 `예꽃제`이다. 2014년 착공해 이듬해 준공한 예꽃재에는 32가구가 산다. 마을 이름 예꽃재는 "예술이 꽃 피는 재미난 마을"의 줄임말. 이름처럼 예꽃재에는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도 여럿 살고 있다.

도예가인 엄미희(45)씨도 그 가운데 한 명. 그는 예꽃재 주택을 설계한 구국현 건축사와 건축주로 처음 만났다. 엄씨는 예꽃재에 입주해 살면서 구 건축사의 설계에 탄복했다. 판박이 집에서 벗어나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을 세심하게 고려한 집으로 건축사에 대한 고마움이 커졌다. 다른 주민들도 마찬가지. 감사 마음을 담아 구 건축사와 함께 도예와 건축을 결합한 전시를 열기로 했다.

올해부터 준비를 본격화하며 기획은 더 커졌다. 예꽃재 주민인 이동초(52) 성악가, 엄준희(45) 작곡가, 김상수(38) 사진가도 합류했다. 예꽃재 마을 주민들 16명은 준비위, 일명 `깍두기 위원회`를 자발적으로 결성해 자료 수집, 팜플렛 제작 등을 도왔다. 오는 20일 오후 4시 온양민속박물관내 구정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예꽃재 예술인 5인의 콜라보 전시&콘서트 `家&歌 - 집 그리고 삶을 노래하다` 오픈식의 음식 준비도 깍두기 위원회가 맡았다.

오픈식 뒤 20일 오후 5시부터는 `예꽃재 삶 콘서트-사랑하고, 꿈꾸며, 그래서 행복하기`가 구정아트센터 공연홀에서 이어진다. 엄준희 작곡가의 창작곡 `The Fly`가 콰르텟 H의 연주로 소개된다. 전나래 무용가의 발레공연으로 재해석된 `오르페우스의 노래`도 만날 수 있다. 뮤직앙상블 예술꽃과 피아니스트 이광훈 협연무대에는 이동초 성악가가 지휘자로 오른다.

엄미희 도예가와 구국현 건축사의 전시는 제1전시실에서, 김상수 포토그래퍼와 예꽃재 마을 사진이야기전은 제2전시실에서 아트 콜라보 형태로 열린다. 엄미희 도예가는 집의 편안한 정취를 표현한 다양한 도자기 작품을 전시한다. 예꽃재 주택을 설계한 건축사 구국현(아뜰리에 마루)은 건축과 사람, 자연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자신의 건축세계를 소개하고 특유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는 섬세한 필치의 드로잉작과 `소류헌`의 건축주인 엄미희 작가와 대화를 엮은 교감의 기록도 특별히 공개한다.

엄미희 도예가는 "참여 예술인이 늘며 전시와 콘서트가 한층 풍성해졌다"며 "예꽃재에서는 앞으로도 예술을 매개로 더욱 재미나고 즐거운 일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문화재단, 아산시, 온양민속박물관 후원으로 열리는 `家&歌`전은 11월 2일까지 온양민속박물관 구정아트센터 전시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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