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⑧ 대전 유성지역의 완충녹지는 왜 높을까

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지역 상권과 주민들의 안전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지역 상권과 주민들의 안전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대전의 관문`이라고 불리는 유성구 장대동 궁동네거리. 이곳은 일부 주거지역을 완전히 가로막는 완충녹지로 주민들의 오랜 불만을 사고있는 지역이다.

완충녹지는 인근 도로의 소음, 분진 등을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설로, 도시의 자연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궁동네거리 일대에 조성된 완충녹지는 그 높이가 4m에 달해 인근 주거지역을 `보호`의 수준을 넘어 `고립`시키고 있다. 또 이곳이 조성된 지 20년이 넘으면서 녹지에 식재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면서 인근 상가의 간판을 가리거나 대로변의 빛을 차단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상권을 저해하고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장대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완충녹지의 높이가 너무 높아 완충녹지와 주거지 사이공간이 어둡고 위험하게 느껴진다"며 "구청과 시청에 완충녹지를 일정부분 낮춰달라는 요구를 10년 넘게 해왔지만 나무의 윗부분을 베어주는 등 일시적인 조치만 취했다"고 토로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녹지는 경관녹지와 완충녹지를 포함해 총 429개소, 29만㎡가 조성돼 있다. 궁동네거리 인근 주택가는 10차선에 달하는 한밭대로 옆에 위치해 조성당시 환경영향평가 기준에 따라 완충녹지가 넓고, 높게 조성됐다. 1998년 당시 환경부가 정한 환경영향평가 기준에 맞게 도로의 소음을 막기 위해 완충녹지의 마운딩(완충녹지의 땅에 흙을 쌓아 올리는 작업)이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유성구 인근 주거단지인 도안지구와 죽동지구는 소음이 예상되는 일부 구간에 방음벽을 설치하고 완충녹지는 평지 또는 지형에 맞게 조성돼 대조적이다. 대전의 타 자치구의 경우도 대부분 완충녹지의 높이가 2-3m 이하로 비교적 높지 않은 편이다. 또 일부 완충녹지에는 산책로가 조성되는 등 주거지 보호 뿐만 아니라 그곳을 지나는 시민들에도 도심 속 쉼터 역할을 하고있다. 일부 통행이 잦은 완충녹지에는 통행로를 따로 만들어 높이를 조정한 곳도 있다.

이처럼 자치구별, 지구별 완충녹지의 높이 등 설치기준이 제각각이다. 현재 완충녹지 설치기준에는 소음방지를 위해 높낮이를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되었을 뿐 구체적인 규정은 없기 때문이다. 궁동네거리 인근 완충녹지가 타 지역보다 유독 높고 넓게 조성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궁동네거리 인근 주민들과 일부 조경 전문가들은 현재 조성된 녹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완충녹지의 높이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궁동네거리 주택가 거주하는 한 주민은 "완충녹지의 높이에 대한 규정이 없음에도 관계당국이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해결해주지 않고 있다"며 "지역 상권 보호와 주민 불편 해소 등 하루빨리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조경 전문가는 "소음차단이 필요치 않은 구역에 한해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수렴한 뒤 일부 구간에 오솔길을 설치하는 등의 해결방법이 있다"며 "20년 동안 과도하게 커버린 수목들을 전지하는 등의 관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완충녹지 조성기준에 높이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완충녹지의 높이를 낮출 시 수반되는 소음문제와 비용적인 문제가 해결된다면 실행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계당국은 예산문제와 소음문제 등을 들어 민원 해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성구 관계자는 "이 지역의 완충녹지를 낮추면 한밭대로에서 오는 소음 때문에 인근 주택가에 피해 예상된다"며 "해당 완충녹지에 산책로를 설치하는 것 역시 고도가 너무 높아 설치했을 시 보행자의 위험 문제가 있어 설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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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지역 상권과 주민들의 안전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지역 상권과 주민들의 안전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대전시 유성구 궁동네거리 인근의 완충녹지. 사람키의 두배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높게 조성돼 있다. 사진=서지영 기자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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