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전오월드에 살던 8살 퓨마 `뽀롱이`가 탈출 4시간 30분만에 사살되면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퓨마의 죽음을 두고 특공대 해프닝부터 박제논란, 동물원 존폐의 문제까지 수많은 논란이 일었다. 국정감사장에는 퓨마대신 고양이가 등장하면서 한달여 만에 뽀롱이의 죽음이 다시 회자되기도했다.

뽀롱이가 사살된 다음날, 비 내리는 퓨마사에는 뽀롱이의 가족 3마리가 우리 안을 서성이고 있었고, 하늘을 날아야 하는 새들은 거대한 새장에 갇혀 푸드덕 거릴 뿐이었다. 뽀롱이는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전국의 동물원에는 제2, 제3의 뽀롱이가 여전히 살고 있다.

지난 12일 금강유역환경청이 대전 오월드에 내린 조치는 퓨마사 폐쇄 1개월. 일시적으로 퓨마를 전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전오월드 동물원의 인력난이 나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당국의 이번 조치로 고통받는 것은 결국 한달 동안 내부 사육장에서만 갇혀 있을 다른 퓨마 3마리 일 것이다.

현행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동물 사육환경과 관리기준 등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고, 동물원 운영 역시 등록만으로 가능하도록 명시돼 있다. 최근 개정된 동물보호법에도 동물원의 동물들보다는 반려동물에 무게가 실려 있다.

동물원이 폐지된다고 해서 그곳에 사는 모든 동물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는 그들을 야생화 할 수 있는 교육시설도 없을 뿐더러, 다른 동물원 역시 포화상태다. 전문가들은 해외의 동물원으로 동물들을 보내는 이송비용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오월드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해외에서는 동물원을 추가로 설치하지 않되, 현재 운영되는 동물원을 인간이 아닌 동물을 위한 곳으로 변화시키는 바람이 불고 있다. 폐원 위기에 처했던 일본 훗카이도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의 행동과 습성에 맞춘 사육환경을 조성해 전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동물원으로 다시 탄생했다. 하늘을 나는 펭귄이 사는 그곳은 동물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가교역할을 수행하며 일본의 다른 동물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뽀롱이의 죽음이 단순한 슬픔과 안타까움이 아닌 대전 오월드의 장기적 변화로 이어지길 바란다.

취재2부 뉴미디어팀 서지영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지영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