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호 대전시 도시주택국장
정무호 대전시 도시주택국장
도시에서 미관을 아름답게 채우는 실상은 건물의 디자인이다. 디자인이 기술적이면서도 독특하고 창의적인 건축물은 도시경관을 변화시켜 줄 뿐만 아니라 도시의 문화적 역사를 창조하는 중심이 되기도 한다.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면서 풍부한 상상력과 문화, 친환경 등으로 도시경쟁력를 강조하는 시티노믹스(Citinomics·City+Economics)라는 신개념 도시경제학 탄생되었다. 경제성, 문화성, 예술성, 친환경성을 고루 구비한 도시만이 살아남고 각광 받는다는 것이다.

도시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에서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들이 시티노믹스를 추구하고 있다. 도시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이 상호 융합적으로 재구성됨으로써 그 속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에게 정서적, 미적, 실용적인 만족감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세계 유명 도시들은 더 창조적이고 안락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정리정돈 된 광고물, 입체적인 예술적 조형물, 푸른 숲 가로수, 청결한 펜스, 심미적인 작은 화단과 보도블록 등은 도시의 여유로움과 안락함 등 매력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자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작고 사소한 것에도 공공디자인이 접목돼야 한다.

광고물, 사인(Sign)은 시각을 통해 전달되는 제2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사인은 보는 사람들에게 신속, 정확하게 그 의미를 전달해 주는 가장 쉬운 정보전달 수단이다. 난립되면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그렇기에 광고물을 시티노믹스의 개념속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시민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사인시설물은 본래 기능 이외에도 도시가 지닌 고유 특성의 심미적 요소까지 반영돼야 한다. 외형적으로는 도시의 거리에 통일감을 주고 내적으로는 도시의 개성을 결정하며 기능적으로는 도시를 찾는 사용자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체계적이어야 한다. 도시경관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인의 역할과 표현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그렇기에 사인시설물은 도시계획과 설계의 초기부터 포함돼야 할 중요한 개념이자 우리의 도시라는 특색 있는 정체성을 만들 수 있는 미래지향적 관리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시는 2008년 7월 도시디자인 전담부서 신설, 경관조례제정, 유니버셜 디자인 매뉴얼을 수립함과 동시에 대전시의 옥외광고물 설치기준과 간판디자인의 7가지 원칙 등을 제시하는 `옥외광고물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광고물이 도시의 아름다움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 정책 추진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대전시 도시경관계획, 도시환경색채 기본계획, 도시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해 육교 등 공공 공간 개선, 공공 안내표지 정비, 간판시범사업, 야간경관 개선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또 지역건축자산 보존을 위한 특화구역 지정과 대전상징색 및 건축물 안내표지판 디자인개발을 통한 공공시설물에 대한 디자인 자문 컨설팅 협업 추진,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디자인 공모전 및 옥외광고대상전 개최 등 도시경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공공사인 시설물의 체계적 관리와 일관된 운영으로 대전시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 인구의 53%는 도시에 살고 있다고 한다. 도시사용자들이 집중되면서 생활과 관련이 있는 도시공간이 사인 등을 통해 문화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매력 있는 장소와 분위기를 연출하는 공간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대전에 시티노믹스의 옷을 입히자. 도시사용자들에게 매순간 사소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도시공간으로 만들어 나가자. 2019년 `대전방문의 해`를 넘어 매년 달라져가는 대전을 상상해보자.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

정무호 대전시 도시주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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